숲노래 우리말 2022.7.17.
오늘말. 겨냥
길을 걸을 적에는 앞을 봅니다. 옆이나 뒤를 쳐다보다가는 넘어지거나 부딪히겠지요. 어느 곳으로 나아가든 가는길을 살핍니다. 남을 앞세우거나 내세우기보다는 스스로 씩씩하게 갑니다. 이름나거나 훌륭한 남이 앞에서 봐주면 한결 나을는지 모르나, 낯선 곳에 서더라도 스스로 길그림을 어림하면서 차근차근 걸어요. 눈치를 안 봅니다. 꿈그림을 봅니다. 두리번거릴 일이 없습니다. 제가 지으려는 할거리를 생각합니다. 어정쩡하게 딴청을 하다가는 과녁을 놓쳐요. 갈곳을 또렷이 헤아리면서 겨냥해야지요. 무엇을 꼭 이루겠다고 노리지 않아요. 한 걸음씩 디디려는 바람입니다. 꿈을 사뿐히 얹은 바구니를 옆구리에 끼고서 갑니다. 숨을 쉬건 밥을 먹건 잠이 들건 언제나 우리 스스로 해요. 작거나 크거나 괴롭거나 반가운 일도 스스로 맞이합니다. 삶길이란 새롭게 맞이하는 하루입니다. 멋스러운 삶이 아니어도 되어요. 뜻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면 넉넉합니다. 곁에 다짐말 한 마디를 놓고, 꿈그릇을 새삼스레 돌아보면서, 하루 일그림을 가다듬습니다. 홀로 들길을 거닐 적에는 신나게 소리치듯 노래를 부르고 춤을 즐겨요. 모든 앞길은 꽃길입니다.
ㅅㄴㄹ
과녁·겨냥·겨누다·노리다·군침·길·꿈·뜻·디딤꿈·바람·바라다·길그림·길짜임·꽃그림·꽃빛그림·푸른그림·밑그림·새그림·앞그림·일그림·꿈그림·꿈꽃·꿈바구니·꿈주머니·꿈그릇·생각·곁다짐·다짐·곬·뜻하다·키·내걸다·걸다·내세우다·앞세우다·내다보다·보다·바라보다·쳐다보다·밝히다·소리치다·외치다·먼눈·멀리보다·앞·앞길·앞날·앞삶·가는곳·가는길·갈곳·갈길·삶길·삶꽃·삶멋·삶뜻·하다·할거리·할일 ← 목표(目標)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