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들 - 우리의 시간에 동행하는 별빛이 있다 들시리즈 3
이주원 지음 / 꿈꾸는인생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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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7.13.

인문책시렁 231


《별자리들》

 이주원

 꿈꾸는인생

 2021.8.20.



  《별자리들》(이주원, 꿈꾸는인생, 2021)을 읽었습니다. ‘별자리’라는 이름을 넣은 책이라 별을 이야기하려나 설레었으나, 별은 따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글님은 열린배움터(대학교)에 들어가서 별바라기를 한 적이 없다더군요. 배움터에서는 ‘별보기’보다는 ‘별이 흐르는 결을 셈틀 풀그림으로 짜서 살피기’를 가르치고 배운다고 하는군요.


  날씨를 알려준다는 ‘기상청’이 있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하늘바라기를 안 합니다. 어쩌면 어느 일꾼은 몰래 하늘바라기를 할는지 모르나, 다들 셈틀을 들여다보며 ‘구름·물방울·바람’이 흐르는 길을 살펴서 날씨가 어떠하리라 하고 어림한다지요.


  들숲에서 스스로 돋고 자라다가 시드는 들풀을 살피는 밝님(과학자)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적습니다. 다들 ‘들이 아닌 실험실·연구실’에서 지냅니다. 들판에서 들풀을 살피지 않고서 들빛을 읽으려 한다면, 얼마나 들빛다운 들빛일까요? 오늘날은 아이를 배움터에 보내는 얼거리요, 어버이조차 아이가 배움터에 간 동안에는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하나도 모릅니다. 길잡이(교사)는 오직 배움터에서 만나는 아이 모습만 살핍니다.


  잘 생각해 봐요. 오늘날은 어버이도 길잡이도 ‘아이 삶 가운데 귀퉁이만 조금 엿볼’ 뿐입니다. 이제는 어버이도 길잡이도 ‘아이 삶을 모르고, 아이 마음을 모르며, 아이 눈빛을 잊었다’고 해야 할 판입니다.


  굳이 별바라기를 안 하고도 별흐름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료·숫자’만으로 별을 살핀다면, 우린 참말로 “별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별자리들》은 이런 민낯을 하나하나 몸으로 마주한 글님이 걸어온 길을 곰곰이 짚으면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별을 안다”거나 “별을 본다”고 할 만한 별지기 삶인지, 아니면 나라가 온통 “아는 척”이나 “하는 척”이나 “보는 척”으로 기운 얼거리인지, 늘 헷갈리는 하루이지만, 다시 씩씩하게 오늘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차곡차곡 적었습니다.


ㅅㄴㄹ


별의 밝기가 변한다는 것도, 별의 크기가 변한다는 것도 알지 못했던 고등학생의 나는 이런 새로운 지식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38쪽)


대학을 다니면서 별을 본 적은 거의 없다. 나는 대학 수업 시간 중에 천체 관측을 한 적이 없고, 학교 안의 오래된 망원경은 이미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였다. (52쪽)


무언가를 알고 있냐고 물을 때도, 이게 왜 이렇게 되었냐고 물을 때도 “몰라”라고 대답했다. 그건 단순히 모른다는 뜻이기도 했지만, 더 자세히 파고들면 ‘난 책임지고 싶지 않아’라는 마음이 숨어 있는 대답이었다. (85쪽)


다행히 나는 눈이 좋고 별자리를 훨씬 잘 아는 동료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거문고자리를 이루는 모든 별을 찾을 수 있었다. (15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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