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병원 쪽빛문고 5
다케타쓰 미노루 글.사진, 안수경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아름책/숲노래 책읽기 2022.7.9.

[내 사랑 1000권] 직업을 버리고 살림을 찾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병원》

 다케타쓰 미노루 글·사진/안수경 옮김, 청어람미디어, 2007.2.20.



  사람이 숲을 망가뜨리기 앞서까지 숲짐승은 아플 일이 없다시피 했습니다. 사람이 숲을 혼자 차지하려고 악을 쓰고 총칼을 퍼부어 짓밟기 앞서까지 숲짐승은 다칠 일이 없었습니다. 푸른별은 사람만 살아갈 수 없는데, 오직 사람만 살겠다며 곳곳에 구멍을 내고 부릉부릉 매캐하고 시끄럽게 달리고 나서부터 숲짐승이 고단하고 사람도 스스로 고달픕니다.


  사람들은 자꾸자꾸 돌봄터(병원)를 짓고, 돌봄물(약)을 새로 만듭니다. 숲을 살리면서 숲에 깃들려는 생각을 좀처럼 안 합니다. 모든 돌봄물은 숲빛을 흉내냅니다. 모든 숨결을 살리는 숲길을 담기에 돌봄물이라면, 아프거나 다친 사람을 돌보는 곳도 숲결을 고스란히 옮길 노릇이라고 느껴요.


  타케타쓰 미노루(竹田津實) 님은 일본 훗카이도에서 숲짐승을 돌보는 길을 걷습니다. 처음부터 숲짐승을 돌볼 생각은 아니었으나, 사람 때문에 다치거나 아픈 숲짐승을 모르쇠할 수 없었다지요. 사람이 숲을 망가뜨리는 바람에 다치거나 아픈 숲짐승한테 마음을 기울이는 나라(정부)가 없는 줄 느끼고는 돌봄삯(치료비)을 받을 수 없는 숲짐승한테 온힘을 쏟는 살림을 생각했다지요.


  옳고 아름다운 길은 돈을 바라지 않습니다. 옳고 아름다운 길이라면 돈은 옳고 아름답게 따라옵니다. 옳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은 길이기에 ‘경제발전·지역부흥’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을 내세웁니다. 옳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은 길에서는 뒷돈을 챙기거나 주고받는 바보가 넘칩니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생각을 그리고 살림을 지을 적에 아름다우면서 사랑일까?”를 찾아야지 싶습니다. ‘직업훈련·대학입시·취직활동’을 모두 버리고, ‘삶짓기·살림짓기·사랑짓기’를 배우고 찾으면서 나누는 길을 걸어가야지 싶습니다. 글을 더 잘 쓰는 길을 가르치지 말아야 할 노릇입니다. 누구나 이녁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살림을 빛내는 길을 들려주고 노래할 노릇입니다. 더 좋은 책을 알리고 파는 길이 아니라, 아름책을 읽고 사랑책을 펴면서 스스로 아름님에 사랑님으로 피어나는 길에 설 노릇이에요.


  사람은 ‘모둠살이(사회생활)’가 아닌 ‘숲살림(자연생활)’을 헤아리면서 가꾸어 아이가 물려받아 새롭게 북돋우도록 이끌어야 아름답습니다. 사람은 ‘돈·이름·힘’이 아닌 ‘삶·살림·사랑’을 짓고 펴기에 비로소 온누리를 빛내는 별님으로 즐겁게 어깨동무할 만합니다.


ㅅㄴㄹ


#竹田津 実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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