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3.


사과꽃 당신이 올 때

 신현림 글, 사과꽃, 2019.2.25.



고흥 돌아가는 길을 살핀다. 갑자기 시외버스가 잔뜩 생겼으나 빈자리가 없다. 뭘까? “아하! 놀이철(연휴)이로구나!” 스물∼서른 사이에 서울에서 살 적에도 달종이는 잘 안 봤다. 나한테 달종이란 ‘오늘 찾아간 책집이름을 적는 칸’일 뿐이다. 수원으로 가자고 생각한다. 서울시청 앞에서 전철로 수원 세류동에서 내려 골목을 걷는다. 이곳 수원골목빛도 반짝인다. 골목사람 스스로 돌본 꽃밭이며 지붕 높이만큼 자란 나무는 더없이 곱다. 곳곳에서 작은 새가 날며 노래한다. 〈책 먹는 돼지〉가 옮긴 곳은 수수하게 빛나는 마을 한복판이로구나. 이따금 날개(비행기)가 하늘을 찢는 소리를 내지만, 이 소리를 빼면 아늑하고, 새노래를 들을 수 있다. 책집에 들르고서 수원버스나루로 갔더니, 광주 가는 버스가 다 사라졌네. 뭘까? 마침 전주로 가는 16시 20분 시외버스가 있다. 얼른 끊어서 탄다. 〈동시 먹는 달팽이〉 일을 하시는 전주 이웃님을 만나 ‘동시 수다’를 나누고서 잠든다. 《사과꽃 당신이 올 때》를 읽었다. 앞선 《반지하 앨리스》를 생각하자니, 노래(시)가 뒷걸음을 쳤구나 싶다. 노래는 노래일 뿐, 외침도 소리도 아니다. 새삼스레 맛보신 가난은 ‘나쁜삶’이 아닐 텐데, 아직 사랑을 못 그리신다. 오늘노래가 사랑노래인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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