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29.


《생태 돋보기로 다시 읽는 우리 속담》

 국립생태원 엮음·김영곤 외 그림, 국립생태원, 2016.11.15.



누구라고 글로 밝혀 놓을 수 없으나 대뜸 손전화로 “‘사전투표’ 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손전화라서 이 얘기는 잘 담아 놓았으나 선관위에 보낼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만두었다. 가뜩이나 고흥에서 ‘귀여움’ 받으니 ‘귀염거리’를 늘리지 말자. 몇 해 앞서 ‘선거참관인’을 해본 적 있는데, 고흥처럼 작은시골에서는 “누가 뭘 했는지 안 했는지” 매우 쉽게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대목이 쉽게 퍼진다. 북녘에 ‘5호감시제’가 있었다면 남녘에도 ‘간첩신고’처럼 집집이 서로 들여다보며 수군수군한다. 바보같은 짓은 떨치고, 석류꽃을 어루만진다. “넌 어쩜 이렇게 야무지면서 새빨갛게 빛날 수 있니? 너한테 ‘붉돌’이란 이름을 새로 지어 보아도 될까?” 우리 집 뒤꼍은 어느덧 숲으로 간다. 바람을 쐰다. 구름이 끼는 하늘을 마신다. 《생태 돋보기로 다시 읽는 우리 속담》을 읽었는데 어쩐지 많이 아쉽다. ‘국립생태원’이라서 ‘생태 돋보기’란 이름을 쓸 테지만, ‘나라숲돌봄이’처럼 어린이 곁으로 다가서는 이름을 지을 생각은 언제쯤 해보려나. 감투를 쓰면 다들 한자말이나 영어로 이름을 붙이려 한다. 네 살 아이 눈으로 마을을 보고, 말글을 보고, 숲을 보고, 사람을 보는 어진 어른이 태어나기를 빌어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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