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28.


《꽃서점 1일차입니다》

 권희진 글, 행성B, 2021.4.28.



밤에는 서늘하고 낮은 후끈하다. 밤낮으로 바람결이 벌어진다. 다만 우리 집에서만 이렇게 느끼는 셈일 수 있다. 바깥일을 보러 늦은저녁이나 밤에 걷노라면 다른 고장에서는 이런 바람결은 아니니까. 시골에서도 그렇다. 모든 시골이 밤낮이 다르지는 않다. 풀꽃나무가 뜸한 데는 밤에도 덥다. 돌나물꽃을 본다. 앵두알을 바라본다. 지는 꽃찔레(장미)를 쓰다듬는다. 그동안 고맙고 반가웠어. 네 꽃내음은 참 대단하더구나. 별빛을 만진다. 하늘로 손을 뻗어 조물딱조물딱한다. 《꽃서점 1일차입니다》를 읽었다. 올 2월에 부산마실을 하며 〈동주책방〉에서 샀는데, 책더미 어디에 파묻혔는지 두 달 동안 헤매다가 비로소 찾아내어 읽었다. 갈수록 ‘우리 집 책’을 찾아내지 못하고 다시 사는 일이 늘어난다. 꽃서껀 책서껀 있으니 꽃책집이리라. 서울 양천 〈꽃 피는 책〉도 꽃책집이다. 꽃집하고 책집을 더하는 살림은 빛날 만하다고 느낀다. 문득 생각한다. 꽃을 다루는 곳은 ‘꽃집’인데, 책을 다루는 곳을 ‘책집’이라 하는 분이 드물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는 예부터 ‘가게’를 ‘집’이란 낱말로 함께 가리켰다. 그만큼 ‘마을가게’란 뜻이고, ‘찻집·떡집·옷집’처럼, 책도 이제는 마을 품으로 아이들 곁으로 ‘내려와’야지 싶은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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