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고라니



밭에 자꾸 내려와서

푸새를 갉아먹는다고

미워하고 죽이고

쫓아내려 하는구나


풀 먹고 열매 먹는

고라니 숲터를

죄다 밀어내고 깎아내고

짓밟지 않았니?


사람이 괴롭혔기에

사람밭 망가뜨리지 않아

사람이 일구는 밭은

예전부터 숲이었어


콩 석 알 심던

옛살림을 떠올리렴

사람도 새도 고라니도

푸른별 서로이웃이야


+ + +


푸른별에서 “곧 사라질까 걱정하는 갈래(멸종위기종)”로 손꼽는 ‘고라니’는 ‘고르르르 고로로로’ 하고 웁니다. 풀먹이짐승이라 들숲이 싱그러운 곳에서 살아가는데, 오늘날 우리나라는 멧자락까지 밭으로 일구거나 파헤쳐 길을 내기 일쑤이기에 밭으로 자주 내려오는데, 길에서 엄청나게 치여죽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