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23.


《루나레나의 비밀편지》

 안명옥 글·황미나 그림, 책과이음, 2020.8.17.



아침 일찍 두 아이 배웅을 받으며 서울길에 나선다. 읍내 버스나루에서 한 시간을 기다리며 노래꽃을 쓴다. 버스에서 다섯 시간이 조금 안 되게 앉을 테니 내내 서서 글을 쓴다. 손이 저리면 붓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와서 제비집을 바라본다. 새끼 제비가 둥지 밖으로 고개를 내밀 만큼 잘 자랐다. 기나긴 버스길에 책도 읽고 노래꽃을 옮겨적고 한숨 돌리면서 꿈을 그리다가 서울에 닿는다. 〈서적백화점〉, 〈서울책보고〉, 〈메종인디아〉 세 곳을 들르며 바깥일을 보는데, 길에서 스치는 어린배움터 아이들은 거의 다 입가리개를 한다. 아이들이 뭔 잘못일까? 아이들한테 뭘 길들일까? 길에 나붙은 서울교육감 다짐도 전남교육감하고 비슷하다. 아마 나라 곳곳이 비슷하겠지. 그러면 그러지들 말고 ‘모든 사람 밑살림돈(기본소득)’으로 맞추면 품이 덜 들고 훨씬 나을 텐데. 명동 길손집에 들러 《루나레나의 비밀편지》를 생각한다. 2003년에 처음 나온 이 그림꽃책(만화책)은 꽤 많이 팔리고 읽혔다. 푸른순이한테 몸꽃(신체변화)을 차근차근 들려준다. 아쉬운 대목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나온 책으로 보자면 잘 엮었다고 본다. 그런데 푸른돌이한테는 무슨 길잡이책이 있을까? 푸른돌이한테 ‘몸사랑’을 들려주는 어른이 있기는 있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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