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을 따라갔어요 비룡소의 그림동화 14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지음, 김정하 옮김 / 비룡소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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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6.5.

그림책시렁 903


《산양을 따라갔어요》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김정하 옮김

 비룡소

 1996.3.25.



  고흥은 작은시골이지만 읍내는 서울을 닮습니다. 서울처럼 가게가 줄짓고, 옷집이 많으며, 한껏 멋부리고 싶은 물결입니다. 작은시골이니 사람이 적어 틈새두기(거리두기)를 할 까닭조차 없습니다만, 하나같이 서울흉내입니다. 밭에서 혼자 김을 매도 입가리개를 할 만큼, 나라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합니다. 읍내여도 제비가 춤추고 여름개구리 노랫소리를 들을 만하지만, 스스로 일노래·놀이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없이 뽕짝이 가득합니다. 《산양을 따라갔어요》는 서울·시골을 나란히 놓고서 ‘날개(자유인)·굴레(도시인)’를 넌지시 빗댑니다. 다만 이 얼거리를 읽어내는 이웃님은 매우 적은 듯합니다. 염소가 사는 멧골에는 벌소리나 바람소리만 있지 않아요. 구름소리에 꽃소리에 풀벌레랑 새가 노래하는 소리뿐 아니라, 나무가 춤추는 소리에 빗방울노래에 냇물노래가 어우러집니다. 서울(도시)에는 부릉소리(자동차 경적)에 가겟소리(가게에서 장사하는 소리)가 넘치고, 별빛도 햇빛도 없을 뿐 아니라, 작은새도 작은벌레도 깃들 틈이 없다시피 합니다. 울타리(동물원·짐승우리)에 갇혀 먹이(밥)만 때맞춰 받으면 아늑한 삶터일까요? 염소만 멧골로 돌아가고, 다른 동무는 모두 서울(도시·감옥)에 남는 얼거리는 무엇을 말할까요?


#GOATStrail #BrianWildsmith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그림책이

‘눈부신 빛깔잔치’만 하는

그림책이 아닌 줄

읽어내고 생각하면서

우리가 오늘날 스스로 잊으며 잃은

숲빛을 돌아보도록

부드러이 달래는 줄

알아차리는 이웃님이 늘기를 빈다.


이 그림책은 그야말로

도시문명비판인 줄거리인데

이 줄거리를 못 읽는 분이 아주 많다.

아니, 아예 없지 않을까?


시골에서 태어났어도 서울에서 사느라

스스로 시골빛을 잃고 말아

이 그림책 속뜻조차 못 느끼는 셈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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