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도둑 거믄이 - 황해도 구전 민화
김구인 엮음, 이철수 그림 / 분도출판사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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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6.2.

그림책시렁 969


《큰도둑 거믄이》

 황해도 옛이야기

 이철수 그림

 분도출판사

 1986.7.



  한아비 뿌리가 황해도에 있다고 해서 어릴 적부터 황해도란 어떤 땅일까 궁금했고, 그곳에 언제쯤 발을 디딜 만하려나 하고 그렸습니다. 오늘날은 ‘한겨레 두나라’인 터라 남녘사람이 북녘땅을 디디기란 아직 멉니다. 어쩌면 이 두나라는 앞으로도 그저 머나먼 남으로 나아갈는지 몰라요. 남남으로 갈리는 살림이 나쁠 일은 없습니다. 서로 남이기에 이웃으로 지내면 되고, 어깨동무하는 이웃으로 한 걸음 내딛는다면 총칼을 거두고서 슬기롭고 아늑한 새길로 접어들리라 생각합니다. 《큰도둑 거믄이》는 나라지기도 고을지기도 아닌 그저 ‘바보도둑’인 벼슬아치·임금·글바치가 판치는 곳에서 이 모든 얼빠진 막놈을 한주먹으로 걷어내고서 새나라를 일구는 ‘어린·푸른·젊은넋’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훔치거나 빼앗는 이는 스스로 도둑이라 일컫지 않습니다. 힘·돈·이름을 거머쥔 이들은 사람들을 억누르려고 애먼 사람한테 ‘도둑’이라느니 ‘나쁜놈’ 같은 이름을 붙이기 일쑤입니다. 몇 해마다 나라일꾼(정치꾼)을 새로 뽑습니다만, 나라일꾼으로 나서는 이 가운데 ‘수수하거나 가난하면서 착하고 참답게 보금자리를 일구는 손길’인 사람은 몇쯤 있을까요? 있기는 할까요? 우리는 도둑놈만 뽑는 쳇바퀴에 스스로 갇히지 않았나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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