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숲빛노래 . 범 2022.5.5.



사람마을에 굳이

내려갈 생각 없고

사람을 구태여

할퀼 뜻 없어


숲을 망가뜨리는 놈하고

나무를 괴롭히는 녀석이랑

풀꽃을 짓밟는 놈팡이를

어흥 놀래킬 뿐


내가 고기를 먹을까?

내가 사냥을 해댈까?

넌 범을 범으로 보면서

동무로 사귄 적 있니?


우린 빛잊은 놈을 잡아

우린 빛없는 녀석을 물어

우린 빛잃은 놈팡이를 쳐

우린 빛으로 살며 하나야


+ + +


이 땅에서 범이 자취를 감추었어요. 북녘에는 아직 범이 남았을 수 있지만, 북녘에서도 범이 살아남기는 만만하지 않아요. 범이 살자면 사람 발길이 안 닿는 숲이 드넓어야 하고, 온통 푸르게 물들어야 하거든요. 사납거나 모진 짓을 하던 짓궂은 나리(관료)를 꾸짖는 숲님(신선)이 예부터 범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했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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