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2022.5.20.
오늘말. 어울빛
스스로 사랑으로 피어나는 사람은 둘레를 환하게 밝히는 빛살을 흩뿌려요. 사랑둥이 곁으로 뒷빛에 빛꽃이 어우러집니다. 바다나 냇물에서 만나는 윤슬은 새롭습니다. 물빛은 이렇게 반짝거리며 노래하는 결을 보여주면서 누구나 어울빛으로 퍼지는 마음을 속삭이지 싶습니다. 어렵기에 엇나갈 수 있고, 버겁기에 비틀거릴 수 있습니다. 손발이 안 맞는다면 어울길이 아닌 비꺽길인 셈이겠지요. 일을 하다 보면 꼬이거나 흔들리기도 합니다. 자꾸 절름거려서 부아가 나거나 불같이 씩씩거리기도 할 텐데, 서두르거나 짜증을 낸대서 일을 풀지는 않아요. 불내림을 해요. 잔불도 다스려요. 한달음에 모둠빛을 이루어도 안 나쁘지만, 우리가 한빛으로 나아가자면 조금 더 느긋할 노릇이에요. 그러나 좀처럼 불길이 안 사그라든다면, 남은불로 고구마를 구워 볼까요. 나머지불로는 모닥불을 삼아요. 추위에 떠는 이웃을 불러 서로서로 이 불빛을 누리면서 엇가락을 조금씩 풀고 맞추어 봐요. 엉킨 데를 부드러이 녹이기에 어울꽃이에요. 어그러질 적에 상냥하게 다독이기에 어른이지요. 봄바람이 불고 봄잎이 돋듯 맑고 푸르게 생각을 추스릅니다.
ㅅㄴㄹ
모둠길·뭇길·모둠빛·뭇빛·어울길·어울빛·어울꽃·한빛·한꽃 ← 공공선(公共善)
뒷빛·뒷손·뒷심·뒷힘·빛·빛꽃·빛살·빛발·숨은빛·윤슬·반짝거리다·번쩍거리다 ← 후광(後光)
불내림·불풀이 ← 해열(解熱)
잔불 ← 미열(微熱)
끈불·남은불·나머지불 ← 여열(餘熱), 잔열(殘熱)
뒤엉키다·엉키다·엇가락·어그러지다·엇가다·엇나가다·비틀거리다·비칠거리다·삐꺼덕·삐걱거리다·꼬이다·벌어지다·틀어지다·흔들리다·이지러지다·일그러지다·골깊다·절다·절뚝거리다·절름거리다 ← 불협화음(不協和音)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