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4.


《똥 누고 가는 새》

 임길택 글·조동광 그림, 실천문학사, 1998.12.5.



노래꽃(동시)을 쓰는 전주 이웃님이 찾아온다. 두 아이랑 읍내에서 먼저 만난다. 멧새노래를 들으며 함께 걷는다. 우람 고인돌하고 우람 느티나무 곁을 걷고서 발포 바닷가로 간다. 바닷바람에 파란하늘을 누리고서 우리 책숲으로 간다. 김륭 님이 쓴 “곰이 사는 동굴에도 거울이 있을 거야”를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느낄는지 궁금하다고, ‘동물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아이들은 “곰은 곰인데 왜 사람처럼 거울을 보거나 침대에서 자거나 멋을 부리려 하지요? 곰은 곰 그대로 멋져요.” 하고 얘기한다. 척 봐도 억지스럽다. ‘인권처럼 동물권’을 말하려는 듯싶으나 ‘서울사람처럼 도시문명생활’을 해야 동물권이지 않다. ‘굳이 사람을 흉내낼 까닭이 없는 숲짐승을 짐짓 사람처럼 꾸미며 억지스레 말장난을 엮으며 웃기려는 티’가 물씬 흐른다. 지난날 윤석중 동시는 ‘동심천사주의’였다면, 오늘날 동시는 ‘동심상업주의’라고 느낀다. 《똥 누고 가는 새》를 읽으며 마음을 달랜다. 임길택 님처럼 ‘아이사랑노래’를 쓰기가 어려울까? 아이들은 장난감이 있어야 빛나지 않는다. 맨손으로 무엇이든 지으면서 따스히 품고 포근히 나눈다. ‘어린이처럼 꾸미기’보다는 ‘스스로 어린이 숨빛을 되살리’면 온누리는 그저 사랑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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