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5.12. 솔솔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낱말책을 쓰는 길을 걷자면 잘 기다릴 노릇입니다. 때하고 곳을 기다려요. 언제 어디에서나 모든 낱말을 다루는 낱말책입니다만, ㄱㄴㄷ 얼거리로 낱말을 살피지는 않습니다. ㄱ보다 ㅁ을 먼저 매듭지을 수 있고, ㅅ보다 ㅎ에 깃들 낱말을 먼저 풀이할 수 있습니다. 다룰 낱말을 하나하나 다루는 사이에 천천히 다른 모든 낱말을 아우릅니다. 옛날 셈틀에 ‘지뢰찾기’란 놀이(게임)가 있었는데요, 첫 자리부터 눌러야 이 놀이를 끝내지 않아요. 한달음에 풀어낼 자리를 다다닥 눌러서 좍좍 비우고서 비로소 차근차근 풀어냅니다.


  일을 하려고 셈틀을 켜면 글판부터 바탕에 깔아 놓습니다. ‘그냥 글쓰기’를 하는 분이라면 글판을 하나나 둘을 열 테지만, ‘낱말책 글쓰기’를 하는 사람은 20∼30쯤 가볍게 엽니다. 쉬잖고 이 글판하고 저 글판을 오가면서 ㄱ부터 ㅎ 사이에 깃드는 숱한 낱말을 끝없이 돌아보고 헤아립니다. 이 글을 여기에서 쓰다가도 저 글을 저기에서 쓰면서 춤추고요. 여러 글판을 쉬잖고 끝없이 오가는 길에 0.001초라도 줄이고자 착착착 자리를 잡고서 뭉뚱그려서 여럿을 바라보노라니, 여느 때에도 이 버릇 그대로 둘레 사람들이 하는 말을 한꺼번에 들어요. 곁님하고 두 아이가 수다판을 펴면 세 사람 목소리를 나란히 들으면서 바깥 새소리하고 개구리소리하고 바람소리도 들어요.


  어릴 적부터 말더듬이로 살았습니다만, 말더듬이에서 ‘말’을 덜면 ‘더듬이’입니다. 더듬거리는 사람인 ‘더듬이’는 풀벌레 머리에 있는 ‘더듬이’가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요. 혀에 얹는 소리는 비록 더듬더듬하지만, 마음하고 눈코귀입몸은 오롯이 둘레 숨결하고 소릿결하고 빛결을 두루 품는 삶이지 싶습니다. 말은 더듬지만 ‘눈으로는 안 보이는 더듬이를 몸에 달고 산다’면, 이러한 삶도 즐거울 만하다고 생각해요. ‘템플 그랜딘’ 이야기를 처음 보던 날 그냥 마음으로 알 수 있었어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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