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4.6.


《계간 동시먹는 달팽이 17호》

 이묘신·황수대 엮음, 동시먹는달팽이, 2022.3.15.



느긋이 연 새벽이다. 일산에서 아이들 할머니·할아버지·이모·이모부 아무한테도 말없이 움직인다. 전철로 대화역으로 가고서 33번 버스를 타고 김포로 건너간다. 김포 마을책집을 세 곳쯤 들르고서 전주로 가자고 생각했으나 〈책방 노랑〉만 아침에 일찍 여시는 듯하네. 〈노랑〉에서 느긋이 머물다가 전철을 타고 갈아타고 또 갈아타서 강남고속버스나루로. 이제 전주로 가는데 빠른길(고속도로)에서 부릉이끼리 부딪혔는지 한참 밀린다. 전주버스나루에 내리자마자 택시로 달려 〈물결서사〉에 닿으니 17시 41분. 19분을 누리고서 길손집으로 간다. 작은아이한테 묻는다. “저녁은 뭘 드시겠어요?” “음, 피자?” 길그림을 보고서 걸어갔는데 없다. 두리번거리니 다른 피자집이 후미진 골목 안쪽에 있는 듯하다. 후미진 골목에는 젊은이 둘이 담배를 꼬나문다. 작은아이는 흠칫해 하지만, 난 아랑곳않고 이들 사이로 걸어간다. 골목안 피자집은 뜻밖에 매우 넓고 시원하다. 《계간 동시먹는 달팽이 17호》를 읽었다. 이곳에 숲노래 노래꽃을 보내자고 생각한다. 노래도 꽃도 사라지면서 겉노래하고 겉꽃(조화)이 너울대는 오늘날이라고 느낀다. 흙을 잊은 곳에서는 나무가 잊히고, 풀꽃을 잃은 곳에서는 사랑을 잃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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