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4.14.

오늘말. 구리다


어쩐지 말 같지 않은 말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느끼며 살았습니다. 왜 이런 사람들이 둘레에 많은지 모르는 채 어린 나날을 살았는데, 나중에 여러 이웃을 만나고 여러 고장을 돌면서 온누리는 참으로 다 다른 사람이 저마다 다르게 살아가고, 아무리 고리타분한 일이 둘레에 넘치더라도 가볍게 흘러넘기면서 스스로 푸르게 가꾸면 언제나 새롭겠다고 느꼈어요. 하던 대로 하니까 고여서 썩습니다. 있는 그대로 나아간다면 꾸밈없을 수 있으나, 때로는 옛틀에 얽매여 새빛에 눈감기도 해요. 그냥 할 적에는 가볍게 딛는 몸짓이기도 하지만, 다들 하는 대로 받아들이면서 판박이에 그치기도 합니다. 버릇은 나쁘지 않습니다. 몸에 밴 대로 익숙하게 나아가느라, 막상 삶을 잊어버리기에 그만 낡은 굴레에 갇혀요. 사랑을 물려주고 기쁨을 이어받는다면 아름답습니다. 고린내를 물려받거나 구린길을 이어준다면 그만 길든 넋으로 흘러서 늘 뻔한 말에 몸짓에 삶이더군요. 활짝 웃는다면 노래이되, 물들거나 굳어버리면 타령입니다. 한결같아 한결마음이라면 빛나되, 내림이나 물림만 높이 여기다가는 오늘을 살더라도 막상 오늘을 등지면서 어제에 매달리고 맙니다.


ㅅㄴㄹ


그냥·그대로·하던 대로·하다·내려오다·내림·예·예전·옛길·옛틀·옛날·옛것·물려받다·물려주다·이어받다·이어주다·잇다·늘·노상·언제나·으레·한결같다·낡다·뻔하다·고리다·고리타분하다·구리다·구리터분하다·누구나 하다·다들 하다·모두 하다·여태 하다·타령·틀·얼개·틀박이·판박이·길·길들다·물들다·굳다·옳다·맞다·맞아들이다·받다·받아들이다·배다·버릇·익다·익숙하다 ← 관례(慣例), 관례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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