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4.14.
오늘말. 난달
차림새에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이 참 많은 듯합니다. 어떤 분은 제 몸차림을 보며 “헐벗고 다니네.” 하는데, “옷 잘 입고 다니는걸요?” 했더니 “옷 입은 꼬라지가 뭐냐.”고 한마디 보탭니다. 이런 말을 하는 분한테 “말하는 꼴은 어떤가요?” 하고 되물으려다 말았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그 사람 마음일 턱이 없습니다. 사람마다 얼굴도 낯도 다르고, 사람마다 옷차림이며 살림집이 다릅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잿빛집(아파트)에서 살고 부릉이(자가용)를 몰아야 할 까닭이 없어요. 늘 자전거를 타고 아기를 안거나 업으며 돌보면서 천기저귀를 대느라 등짐이 한가득이니 땀을 말리기 가볍게 차려입고 살았어요. 갈림길에서 이쪽으로만 가야 할까요? 난달은 어디로든 다 길이라는 뜻입니다. 굳이 저 고갯마루만 넘어야 하지 않습니다. 재를 넘지 않고 굽이굽이 천천히 돌면서 새 너울길을 찾을 수 있어요. 지름길로만 가야 하지 않거든요. 돌림길도 즐겁고 돌잇길도 재미납니다. 어디에서나 새롭게 만나는 하루예요. 겉치레는 낟알이 아닌 겨입니다. 겉옷은 알갱이가 아닌 껍데기입니다. 눈을 감고서 오직 사랑이란 마음으로 마주하기를 바라요.
ㅅㄴㄹ
갈랫길·갈림길·갈림터·갈림자리·갈림골·갈림목·고개·고갯마루·고비·고빗사위·재·굽이·길목·길머리·난달·너울목·너울길·너울머리·들머리·들목·돈고비·돈고개·돌림길·돌림살림·돌림살이·돌잇길·마루·마루벌·목·만나다·맞물리다·물리다 ← 손익분기, 손익분기점
알·톨·알갱이·낟알·낟·낱 ← 립(粒·つぶ)
얼굴·낯·모습·몰골·매무새·몸차림·차림새·꼴·꼬라지 ← 용모(容貌)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