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2022.4.9.

책하루, 책과 사귀다 104 우리나라 그림책



  1987년에 우리말로 나온 《꼬마 곡예사》를 처음 만나던 1998년 무렵에는 글쓴이나 그린이 이름에 눈이 안 갔어요. 그저 아름다운 그림책이로구나 하고 여겼어요. 2008년에 큰아이를 낳고서 《엠마》를 만나 아이를 무릎에 앉혀 읽힐 무렵 뒤늦게 그린이 이름에 눈이 갔고, 이윽고 ‘바바라 쿠니’ 님 그림책을 샅샅이 챙겨서 읽고 읽혔습니다. 모든 아름다운 그림책은 ‘교훈’을 안 내세우고 ‘교육’하고도 동떨어집니다. 모든 사랑스러운 그림책은 굳이 ‘평등·성평등·평화·전쟁반대’를 안 외칩니다. 그림책으로 담아내는 이야기에 언제나 사랑을 담아내기에, 이 사랑이 모든 아름다운 삶길을 이루는 밑바탕이 되는 줄 보여줘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그림책이 많이 나오지만, 아이들한테 읽히고 싶은 그림책은 그다지 못 찾겠어요. 너무 ‘교훈·교육·주제의식·학교생활·사회생활·주의주장·재미’에 갇히고, 서울에서 맴돌아요. 이따금 숲(자연)을 다룰 적에도 ‘서울에서 부릉부릉 타고서 놀러가는 숲’에서 그칩니다. 그저 아이답게 그리고, 늘 아이랑 소꿉놀이하는 마음으로 그리면 시나브로 아름답게 피어날 그림책인데, 아직 멀긴 하지만 사람이 사람으로서 걷는 길을 사랑으로 들려줄 우리나라 그림책이 깨어날 그날을 꿈꿉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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