냠냠 - 개정판 동시야 놀자 10
안도현 지음, 설은영 그림 / 비룡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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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숲노래 동시읽기 2022.4.2.

노래책시렁 227


《냠냠》

 안도현 글

 설은영 그림

 비룡소

 2010.6.18.



  새뜸(신문)을 읽지는 않으나 이따금 읍내 우체국에 가서 묵은 새뜸을 몇 모읍니다. 굳이 읽을 까닭이 없다고 느끼되, 굵직하다는 일이 있으면 이런 일을 담은 새뜸은 가끔 모아 놓는데, 열 해나 스무 해나 서른 해쯤 지나고서 돌아보면 다 아무것도 아니로구나 싶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보내는 어린배움터나 푸른배움터는 무엇을 가르칠까요? 아이가 서른 해나 쉰 해 뒤에도 아름다이 건사하면서 살림살이를 사랑으로 보듬는 길을 손수 짓도록 북돋우는 길을 가르치나요, 아니면 이런 길은 하나도 안 가르치나요? 《냠냠》을 열 해 만에 새로 읽으면서 참 따분하다고 느낍니다. 장난스러이 꾸미는 글·그림으로 이쁘장하게 옷을 입히고 ‘냠냠’이란 이름을 붙이지만, 곰곰이 뜯으면 ‘싸움(전쟁)’으로 내모는 말이 가득하고, 서울살이(도시생활)에 가두는 틀을 쉽게 엿볼 만합니다. 오늘날 ‘동시’이든 ‘어른시’이든 삶이 드러나는 글은 드뭅니다. ‘삶인 척’하는 글이 수두룩하고, 어린이한테는 이쁘장하게 치레하고 어른한테는 아귀다툼판에서 다친 생채기를 드러내는 글이 가득합니다. 소리내어 자꾸 되읽으며 마음을 살찌우는 든든하며 푸른 살림꽃이나 숲빛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동시·어른시’란 이름을 왜 붙여야 할까요?



짜장면 냄새가 나도 침을 삼키지 않겠다 / 다짐하고 중국집 앞을 지나간다 …… 항복이다, 항복! / 두 손 들었다 / 내가 졌다 / 짜장면 냄새하고는 싸워 볼 수도 없다 (짜장면 냄새/24쪽)


밥 먹을 때마다 / 밥상에 쳐들어와요 / 빨간 혀를 날름거려요 / 퀴퀴한 냄새를 풍겨요 / 김치 악당이에요 / ― 매운 맛 좀 볼래? / 나를 놀려요 / ― 매운 맛 좀 봐라! / 내가 물리쳐야겠어요 / 우걱우걱 씹어요 (김치 악당/38쪽)


한 숟가락도 / 남기지 마라 / 한 숟가락 남기면 / 밥이 울지 / 밥 한 숟가락도 / 못 먹어 배고픈 / 아이들이 울지 (밥 한 숟가락/56쪽)


ㅅㄴㄹ


오늘날 동시에는 안도현 동시처럼

‘항복·싸움(전쟁)’에

‘악당·물리치다’ 같은 말이 넘치고

“못 먹어 배고픈 아이들이 울지”처럼

먼발치에서 강요하는 교훈이 넘친다.


동시란 말장난인가?

동시란 “아이들 마음을 죽이고 길들이는 굴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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