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곁말 41 타는곳
이제는 ‘타는곳’이라는 우리말을 널리 쓰지만, 처음 이 말씨를 기차나루에서 받아들이던 2000년 어귀에 “잘 쓰던 ‘승차장·승차홈·플랫폼’을 왜 안 쓰느냐?”고 따지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는 안 따졌어요. 나이든 분하고 글바치(지식인)만 따졌습니다. 이분들은 익숙한 말씨를 버리고 새말로 나아갈 마음이 얕았어요. 자라나거나 새로 태어날 어린이를 헤아려 ‘갈아타는곳(← 환승역)’이며 ‘내리는곳(← 하차장)’이며 ‘들어오는곳(← 입구)’이며 ‘나가는곳(← 출구)’으로 하나하나 고쳐쓰자는 글을 꾸준히 썼고, 이러한 뜻이 널리 퍼지기를 바랐습니다. 한자말이 나쁘기에 고쳐쓰자는 글을 쓰지 않았어요. 쉽고 상냥하게 쓸 우리말이 있고, “우리 스스로 생각을 기울여 새말을 지을 적에 앞날이 밝다”는 이야기를 펴려고 했습니다. 말을 어른한테 맞추기보다 아이한테 맞출 적에 삶터가 넉넉하다고 느껴요. 아이부터 쉽게 받아들일 말씨를 삶터 곳곳에서 쓸 적에, 앞으로 새로 생길 살림(문화·문명)을 가리킬 우리말을 쉽고 빠르게 스스로 짓는 밑틀이 된다고 생각해요. ‘타는곳’이란 이름이기에 서너 살 아이부터 알아들어요. ‘승차장·승차홈·플랫폼’ 같은 이름이면 아이부터 낯설고 어렵습니다.
타는곳 : 어디에 가거나 오려고 몸을 어느 곳에 놓거나 옮기거나 맡기려고 있는 곳. (← 승강장·승차장·플랫폼)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