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3.24. 벌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바깥일을 볼 적에는 새벽부터 밤까지 쉬잖고 움직입니다. 길손집에 깃들어 비로소 물을 마음껏 마시면 온몸이 녹듯이 흐무러지고, 이내 꿈나라로 나아가요. 시골집에서는 한나절 일하고 숨돌리고, 또 한나절 일하고 숨돌리고, 다시 한나절 일하고 숨돌리지만, 바깥에서는 내내 일하다가 마지막에 쉽니다.
곰곰이 보면 모든 서울살이는 새벽바람으로 집을 나서서, 별이 돋는 저녁이나 밤에 겨우 돌아오는 얼개예요. 서울에서 살아가는 이웃님은 지칠밖에 없고, 둘레를 쳐다볼 겨를이 없고, 풀꽃나무한테 마음을 기울일 짬이 없고, 밤에 별빛을 그릴 생각이 없을밖에 없어요.
틀림없이 서울은 일자리가 많고, 서울살이를 하며 글을 쓰거나 책을 내면 벌이가 쏠쏠합니다. 다른 일도 매한가지예요. 그러나 서울살이를 하며 글을 쓴다면 풀내음도 꽃내음도 나무내음이 없더군요. 서울이웃이 쓰는 글에는 풀노래도 꽃노래도 나무노래도 찾아보기 어려워요.
우체국에 부칠 글하고 책을 꾸려서 작은아이하고 다녀오니 기운이 쪽 빠지지만, 저녁까지 차려내고서 드러누워요. 새벽에 비로소 잠을 깨어 마음을 추스르고, 우리 집 둘레로 찾아들며 노래하는 멧새를 그리면서 일손을 가다듬습니다. 바야흐로 ‘넉줄꽃’을 추스릅니다.
넉줄꽃이란 ‘사행시’입니다. ‘삼행시·사행시’처럼 그냥 써도 되지만, 아이들하고 삶을 노래하고 싶기에 ‘석줄꽃·넉줄꽃’을 써요. 몇 해 동안 쓴 넉줄꽃을 갈무리합니다. 이웃님이 제 책을 장만하실 적에 적어 주는 글인데, 다 다른 이웃님한테 다 다르게 적어 주었어요. 참 신나게도 썼구나 하고 돌아보면서 추스르는데, 글꾸러미에 옮겨적은 넉줄꽃은 이웃님한테뿐 아니라 저한테도 새록새록 꽃빛으로 환하구나 싶어요.
사랑으로 연 마음
마음으로 연 하루
하루로 연 기쁜 노래
노래로 연 고운 꽃밭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