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3.23.

오늘말. 진흙싸움


어린이를 지나 푸름이로 접어들기 앞서부터 새뜸(신문)은 늘 보았어요. 아버지 심부름으로 새뜸을 사다가 나르기도 했고, 이웃집 아주머니가 곁일로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를 하시면서 우리 어머니도 이 일을 같이 하시느라 저도 얼결에 어린이일 적부터 새뜸을 나르면서 새벽하고 낮마다 새뜸에 실린 글을 읽었어요. 예전에 새뜸은 온통 한자밭이었어요. 한자를 모르면 못 읽으니 이웃집 아주머니는 새뜸나름이로 일하면서도 뭔 소리가 담긴 줄 하나도 모르셨지요. 오늘날 새뜸은 거의 한글로 적으나 ‘어렵고 낡은 일본 한자말에 영어’가 가득해 아예 못 읽는 사람이 많아요. 한자말을 안 써야 할 까닭은 없으나, 이웃이나 어린이가 못 읽을 한자말이라면 떨칠 노릇이지 싶어요. 사람 사이에 금을 긋는 딱딱한 말씨는 쳐내고, 울타리를 세우는 말결은 씻으면서, 사랑으로 어깨동무할 말을 살려야 부끄러운 허물을 벗겠지요. 나라가 추레하다면 우리말부터 먼지덩이요, 글이며 책이 매캐하고 더럽다는 뜻이에요. 진흙싸움 아닌 진흙놀이로 거듭나고, 먼지더미 아닌 빛잔치로 가야지 싶어요. 먼지를 치우고 사랑을 펴면서 더럼판을 쓸어내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없애다·지우다·치우다·털다·걷다·씻다·내려놓다·박살·떨치다·떨구다·쓸다·자르다·잘라내다·치다·쳐내다·잠재우다·재우다·빻다·뭉개다·짓뭉개다·에끼다·끝내다·끝장내다·나가떨어지다·떨려나가다 ← 소거(消去)


먼지·먼지띠·먼지더미·먼지덩이·먼지덩어리·먼지안개·먼지구름·안개먼지·티끌·뿌옇다·매캐하다 ← 스모그(smog), 연무(煙霧), 미세먼지(微細-)


진흙싸움·질흙싸움·더럽다·지저분하다·추레하다·물어뜯다·할퀴다·더럼판·지저분판·마구잡이·마구하다·막하다·꼴사납다·볼썽사납다·부끄럽다·창피하다 ← 이전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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