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곁말 38 너나하나



 주먹힘은 주먹을 담금질하는 사람이 세요. 돈힘은 돈을 긁어모으는 사람이 세고요. 마음힘은 마음을 돌보는 사람이 내고, 사랑힘은 사랑을 헤아리며 스스로 짓는 사람이 폅니다. 나라(국가·정부)가 서지 않던 무렵에는 위아래·왼오른·순이돌이를 가르는 굴레가 없습니다만, 나라가 서면서 위아래·왼오른·순이돌이를 갈라놓습니다. 돌이를 싸울아비로 억누르고 순이를 집에 가두거든요. ‘평등(平等)’ 같은 한자말이 없던 무렵에도 사람들은 ‘나란히·고르게·어깨동무’를 했어요. 그런데 순이돌이를 가르고 위아래에 왼오른으로 가른 나라는 순이는 순이대로 돌이는 돌이대로 짓눌렀고, ‘짓눌린 수수한 돌이는 곁에 있는 수수한 순이를 짓밟는 바보짓’을 오래도록 ‘나라지기·나라일꾼한테 길든 채 저질렀’습니다. ‘순이물결(페미니즘)’은 일어날 노릇입니다. 추레하거나 거짓스러운 틀을 깰 노릇입니다. 이러면서 ‘나라 아닌 보금자리숲’을 함께 찾으며 같이 가꾸고 나란히 돌보는 새길을 슬기롭게 스스로 살필 일입니다. 누가 먼저일 까닭이 없고, 누가 위여야 하지 않습니다. 너랑 나는 언제나 사랑으로 하나이면서 다르기에 새롭게 만나는 고운 숨빛인 줄 알아채야지 싶어요. 목소리 아닌 살림길을 품는 ‘너나하나’를 그립니다.


너나하나 (너 + 나 + 하나) : 너하고 나는 하나. 너하고 나를 가르거나 쪼개거나 나누거나 떼지 않는 마음·몸짓·생각·뜻으로 하나. 너하고 나는 어깨동무를 하거나 나란하거나 사랑하는 숨결로 하나. 어느 쪽을 높이거나 낮추지 않고, 어느 쪽을 앞이나 뒤에 놓지 않으며, 너하고 나를 함께 헤아리면서 살아가고 사랑하는 길. (← 양성평등, 성평등, 페미니즘, 평등, 일심, 일심동체, 구별없다, 이타심, 자애)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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