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곁노래/숲노래 말빛 2022.3.16.

곁말 37 한물결



  일본 도쿄 간다에는 책골목이 있습니다. 이 책골목 한복판에서 한글책을 일본사람한테 잇는 책집 〈책거리〉가 있고, 이 책집을 꾸리는 분은 한겨레 글꽃을 일본글로 옮겨서 펴냅니다. 일본글로 옮긴 책을 읽어도 될 텐데, ‘그 나라 글빛뿐 아니라 삶빛을 제대로 알자면 그 나라 말글로 읽어야 한다’고 여기면서 한글을 익혀 한글책으로 새삼스레 읽는 분이 많답니다. ‘韓流’로 적는 ‘한류’는 으레 연속극과 몇몇 꽃님(연예인) 얼굴로 헤아리기 일쑤이지만, 서로 마음으로 사귀고 속뜻으로 만나려는 사람들은 조용히 물결을 일으키면서 두 나라를 이어왔다고 느낍니다. ‘한글’에서 ‘한’은 한자가 아닙니다. ‘韓國’처럼 한자로 옮기지만, 정작 우리나라 이름에서 ‘한’은 오롯이 우리말입니다. 서울 한복판을 흐르는 물줄기는 ‘한가람’일 뿐입니다. ‘한·하’는 ‘하늘·하나·하다(많다·움직임·짓다)’로 말뿌리를 잇습니다. 우리는 ‘한겨레·한나라·한누리·한뉘’이고, 옛날부터 ‘배달(박달·밝은달·밝은땅)’이란 이름을 썼어요. 이웃나라에서 우리나라 이야기꽃을 반기면서 누리려 한다면 ‘한물결·한너울’이 일어나고 ‘한바람·한바다’를 이룬다고 느껴요. 가만히 깊어가고, 찬찬히 넓히면서, 서로 한마음입니다.


한물결·한바람·한바다·한너울 (한 + 물결·바람·바다·너울) : 한겨레 사람들이 지은 이야기를 이웃나라에서 매우 반기면서 사랑하는 흐름·모습·일. 한겨레 사람들이 지은 이야기가 이웃나라에서 크게 물결치고, 큰바람으로 휩쓸고, 너른바다처럼 덮고, 너울처럼 휘몰아치는 흐름·모습·일을 가리킨다. (← 한류韓流)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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