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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머니와 산다
한기호 지음 / 어른의시간 / 2015년 6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 2022.3.15.
읽었습니다 116
나이든 어머니를 곁에서 돌보면서 바깥일을 하는 나날을 갈무리한 《나는 어머니와 산다》를 읽었습니다. 살림돌이까지 이르지는 못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돌이로서 늙은 어버이를 보살피던 손길을 글로 옮긴 대목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오늘날 숱한 글돌이(남성 작가)가 놓치는 대목이요, 오늘날 글순이도 이 대목을 멀리하려 한다고 느껴요. 글감은 먼곳에서 날아들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손수 짓는 살림자리에서 태어납니다. 이름난 사람을 만나서 나눈 말보다, 우리 어머니나 아버지하고 주고받은 말이 싱그럽습니다. 대단한 누구를 만나서 겪은 일보다, 언니동생하고 어울리던 일이 생생하지요. 그리고 남한테 선보이려고 쓰는 글이 아닌, 아이한테 물려줄 삶이라는 이야기를 쓸 적에 눈부십니다. 글님은 어머니를 모신 이야기를 쓰면서 한결 수수하게 글을 여미려 했구나 싶은데, 아직 너무 어려운 말이 자꾸 튀어나옵니다. 어머니 말을 더 옮겨적으면서 ‘수수한 아저씨 말’을 쓰기를 빕니다.
《나는 어머니와 산다》(한기호 글, 어른의시간, 201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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