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88 교훈과 교육
오늘 우리는 손쉽게 책을 사귀는 길에 섭니다. 누구나 마음이 있으면 어느 배움터이든 들어가서 배우는 길에 설 만합니다. 지난날에는 책이나 배움터는 힘꾼(권력자)만 누렸습니다. 힘꾼 아닌 들살림꾼(농부)은 책이나 배움터 없이 보금자리숲을 누렸어요. 힘꾼이 누린 책이나 배움터는 돌이한테만 베풀었어요. 책이며 배움터가 없는 보금자리숲에서는 순이돌이(여남) 모두 들살림이며 숲살림이며 집살림을 두루 익히고 물려받았습니다. 옛날부터 책이며 배움터는 돌이한테만 이바지하며 ‘교훈’에 갇혔다면 요즈막에는 순이한테도 이바지하며 ‘교육’에 갇힙니다. 삶을 짓는 슬기로운 사랑을 나누는 들살림꾼 보금자리숲이라면, 삶을 짓는 슬기로운 사랑하고 등진 채 울타리를 세워 마침종이(졸업장)로 위아래를 가르는 힘꾼(권력자) 서울살이(도시문명)가 어느새 확 퍼져요. 들살림꾼은 안 가르칩니다. 들살림꾼은 함께하고 얘기하고 놀고 쉬며 찬찬히 일했습니다. 힘꾼은 가르칩니다. 힘꾼은 위에서 밑으로 시키고 안 놀고 안 쉬며 마구 부립니다. 들살림꾼은 ‘철학·인문·문학·예술’ 같은 말을 몰라도 누구나 어깨동무하며 노래하지만, 힘꾼 배움터는 온갖 이름을 들씌우며 틀에 박아요. 하루짓기랑 날개랑 씨앗이 없는 곳은 어디로 갈까요.
ㅅㄴㄹ
가두는 '교육'이 아닌
살림하는 '사랑'으로 나아갈
집-배움터-마을-나라-푸른별로
거듭나야지 싶다.
2022년 2월 26일 새벽,
큰아이하고 서울-인천마실을 간다.
바지런히 짐을 꾸려서 길을 나서자.
〈서울책보고〉에서 ‘숲노래 사진전시’를 보고
인천 〈아벨서점〉까지 달려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