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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광주는, 다시 희망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 5.18 민주화 운동 기념사
고정순 그리고 엮음 / 봄나무 / 2018년 4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2022.2.17.
그림책시렁 909
《오월 광주는, 다시 희망입니다》
고정순
봄나무
2018.4.23.
광주에 어느 헌책집에 찾아가서 그곳 책집지기님 이야기를 듣다가 1980년 5월 18일 그날 모습을 들은 적 있습니다. “갑자기 여기저기서 총알이 날아와서 벽에 박히는데, “여보, 우리 문 닫고 숨어야 하지 않아요?” 했더니 “아니야. 책방은 끝까지 열고서 사람들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쉬도록 해야 해.” 하면서 그 난리통에도 날마다 열었어요.” 1980년 5월 광주 한복판에 있다가 살아남아 전남 고흥에서 살며 조용히 흙을 일구는 아재가 여럿 있습니다. “오월 광주? 요새 보니까 무슨 재단이네 사업이네 하는 놈들 많은데, 다 아는 놈들이야. 걔네들 말하고 싶지 않아. 난 조용히 살고 싶어. 알지? 나라에서 준다는 보상금도 집어치우라고 하나도 안 받았어. 우리가 돈 받으려고 오월을 했나?” 《오월 광주는, 다시 희망입니다》는 “문재인 대통령 5.18 민주화 운동 기념사”를 바탕으로 빚은 그림책입니다. 1980년 오월 광주를 나라지기(대통령)가 말한 대목은 틀림없이 값질 텐데, 윗자리에 앉은 사람 목소리가 아닌, 마을에서 살림을 하며 살아온 사람들 목소리로 담았다면 결이나 줄거리나 그림이 확 달랐으리라 생각합니다. 오월 광주는 누구한테 “다시 희망”일까요? 전남 시골 바다에 멧자락에 가득한 햇볕판(태양광)이 창피합니다.
ㅅㄴㄹ
‘민주화 운동’을 헤아려 ‘기념사’를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기념사’일 수 있을까요.
그저 슬픈 민낯입니다.
‘눈물글’이 아닌 ‘기념사’를
들먹이는 이 나라는 참으로 멀었습니다.
커다란 ‘기념사업회’가 아닌
숲과 논밭을 품는,
김남주 고정희 시인이 노래한,
‘낫 쥐고 풀 벨 줄 아는’ 길을
조용히 나아가야 비로소
오월 광주를 ‘기리’면서 ‘다독이’는
‘말과 그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오월 광주는 ‘기념사업’을 하는
관광상품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