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2.15.
숨은책 630
《룡구슬 제2집 무천도사 거북신선》
허춘희 엮음
연변인민출판사
1993.7.
일본에서 《ドラゴンボ-ル》로 나온 책을 우리나라는 《드래곤볼》로 옮겼고, 중국은 《七龍珠》로 옮겼으며, 중국 연변에서 살아가는 한겨레는 《룡구슬》로 옮겼습니다. 한자로는 ‘용’이고, 우리말로는 ‘미르’이니, 곰곰이 보면 ‘미르구슬’이나 ‘일곱구슬’로 옮길 만했구나 싶습니다. 연변인민출판사는 《七龍珠》를 바탕으로 우리말로 옮기는데, 남녘에서 쓰는 말씨하고 확 달라요. ‘갖풀갑’은 ‘캡슐’을 다듬은 낱말이고, ‘굳잠’은 ‘숙면’을 손질한 낱말입니다. ‘잘코사니’ 같은 낱말이 재미나고, ‘돌가위보’로 쓰는 말씨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온밤·닦아세우다·너절로·드센·게걸스럽다·엇서다’ 같은 낱말을 남녘에서는 어린이책에도 어른책에도 그닥 안 쓴다고 느낍니다. 북녘이나 연변 어린이가 즐기는 그림꽃책을 손에 넣으면 그곳에서 쓰는 투박하면서 수수한 우리말을 새록새록 들여다볼 만하지만, 좀처럼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말이란, 언제나 우리 삶을 고스란히 담을 뿐 아니라, 아이들이 살림살이를 차근차근 익히도록 이끄는 첫 징검다리입니다. 그림책·그림꽃책·어린이책에 어떤 낱말을 어떻게 추슬러서 담아내느냐에 따라 그 나라 앞빛이 확 달라진다고 느껴요. ‘어린이나라’가 ‘아름나라’이니까요.
ㅅㄴㄹ
‘갖풀갑’은 조금 손질해서
‘갖풀집·갖풀이’로 쓸 만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