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7.
《내가 지구별에 온 날》
나비연 글, 있는 그대로, 2020.11.11.
먼지구름·먼지하늘이 오늘 아침도 잇는다. 고흥이 이만큼이면 광주나 목포나 서울이나 부산은 아주 끔찍하리라. 우리 스스로 풀꽃나무·숲을 비롯해 풀벌레·새·곰·범·늑대·여우·개구리·뱀 모두를 잊어버리기에, 이 모든 숨결이 바스라지면서 먼지가 될는지 모른다. 뚝딱터(공장)에서 뿜어내는 매캐한 기운으로도 먼지구름이 생기지만, 우리 스스로 짓밟은 풀꽃나무하고 숲이 아프게 숨지면서 먼지로 사라져서 하늘을 맴돈다고 느낀다. 조용히 읍내로 나갔다가 호젓이 집으로 돌아온다. 다시 삼월이 오면 이 시골버스를 타는 푸름이가 늘 테지만, 겨울에는 그야말로 손님이 없다. 내가 안 타면 버스지기 혼자 돌아다니는 판이라고 느낀다. 《내가 지구별에 온 날》을 읽었다. 첫머리를 열며 펼친 푸른기운을 끝까지 이으면 한결 아름다웠을 텐데, 사이사이에 슬쩍슬쩍 헤맨 듯하다. 다른 눈치를 볼 일이 없이 오롯이 ‘푸른별’을 마음에 품고서 ‘푸른길’을 ‘푸른씨앗’으로 토닥이노라면 저절로 ‘푸른글’이 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요 몇 해 사이에 읽은 노래꽃(동시)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 푸른글을 쓰려는 이웃님이 있구나. 오늘은 며칠 만에 별을 본다. 한밤에 우리 집 마당 후박나무 곁에서 빙글빙글 돌며 별바라기를 한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