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2.4.
오늘말. 켜구름
하늘을 고요히 흐르다가 휘감아치는 구름입니다. 하늘에 한 조각조차 없다가 그득그득 덮는 구름이에요. 어릴 적부터 구름바라기를 즐겼습니다. 늘 다르게 피어나는 구름을 보면서 어머니한테 “저 구름은 무슨 이름이야?” 하고 끝없이 물었어요. 꽃이름하고 풀이름하고 나무이름을 묻듯 어머니는 어린이 물음을 모조리 받아주는 듬직한 어른이었어요. 어머니는 “뭉게구름이네. 양떼구름이야. 새털구름이구나. 비구름이지. 먹구름이야.” 하고 들려주다가 “아이, 이젠 몰라. 네가 스스로 생각해서 붙여 봐.” 하면서 손사래를 쳤어요. 날씨를 헤아리는 사람들은 구름을 열 갈래로 나눈다고 해요. 그런데 구름은 스무 가지를 넘고 쉰 가지를 넘으며 온(100)이나 즈믄(1000)도 훌쩍 넘는다고 느껴요. 썰물구름이 있고, 조각구름이 있고, 덩이구름이 있어요. 그득구름에 겹구름에 날개구름이 있어요. 나비구름에 범구름에 미르구름도 있는데, 소용돌이구름이나 젓가락구름도 재미난 무늬입니다. 우리는 구름한테 이름을 어떻게 붙여 주나요? 구름은 우리가 어떻게 이름을 붙이려나 하고 지켜보거나 기다리지 않을까요? 차분히 하늘을 봐요. 즐겁게 구름빛을 노래해요.
ㅅㄴㄹ
뭉게구름·봉우리구름·쌘구름 ← 적운(積雲)
몽실구름·양떼구름·높쌘구름 ← 고적운(高積雲)
비늘구름·조개구름·털쌘구름 ← 권적운(卷積雲)
햇무리구름 ← 권층운(卷層雲)
높구름·높켜구름·잿빛구름·잿구름 ← 고층운(高層雲)
안개구름·켜구름 ← 층운(層雲)
두루마리구름·두툼구름·켜쌘구름 ← 층적운(層積雲)
새털구름·털구름 ← 권운(卷雲)
비구름 ← 난운(亂雲)
먹구름·먹장구름·매지구름·검은구름·검구름 ← 난층운(亂層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