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사진책 2022.2.4.
사진책시렁 95
《The Grizzly Bear Family Book》
Michio Hoshino
Karen Colligan Tayor 옮김
Picture Book Studio
1993.
호시노 미치오(1952∼1996) 님은 한창 빛꽃을 선보이고 글꽃을 남길 만할 무렵 숨을 거둡니다. 들리는 말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언제나 곰 곁에서 찍고 쉬고 살고 어울리던 사람인걸요. 《Grizzly》(平凡社, 1985)를 내놓기까지 조용조용 눈바람하고 하나되는 나날을 보냈고, 1990년에 ‘기무라 이헤이 사진상’을 받기도 했으며, 《The Grizzly Bear Family Book》처럼 이웃나라에서 옮겨 펴내기까지 했습니다. 불곰을 불곰으로 그대로 받아들여서 담아내고 이웃이자 동무로 사귄 이녁이되, 불곰만 담지 않았어요. 불곰이 살아가는 터전을 봄여름가을겨울에 따라서 담고, 불곰 곁에서 오래오래 어울린 사람들하고 마을하고 숲을 나란히 담았습니다. 그리고 불곰이 바라보았을 낮하늘하고 밤하늘을 고스란히 담았지요. 숱한 사람들이 찰칵이를 손에 쥘 적에 놓치는데, ‘불곰만’ 찍어야 불곰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기만’ 찍어야 아기를 알 만하지 않아요. 불곰이 사냥하는 헤엄이도, 불곰이 향긋하게 맡는 꽃도, 불곰이 뒹구는 들판이며 터전도, 별무지개(오로라)도, 숲마을이며 바닷빛을 고스란히 어우르기에 비로소 빛꽃(빛나는 꽃)입니다.
ㅅㄴㄹ
#星野道夫 #Grizz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