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2.


《감자 아이》

 조영지 글·그림, 키위북스, 2022.1.5.



서울에서 아침을 맞이한다. 고흥으로 돌아갈 버스때를 어림하면서 길손집에서 나온다. 작은아이는 “서울엔 새가 없어. 서울은 아침이어도 아침인 줄 알 수 없어. 서울은 밤에 별이 없고, 아침에 해를 보기도 어려워.” 하고 얘기한다. “그래, 서울에는 길에 가게에 부릉이에 높다란 집에 사람물결은 있는데, 막상 새도 별도 해도 없네. 하늘하고 구름마저 다 가리는구나. 그렇지만 우리가 새하고 별하고 해하고 구름을 바라고 마음에 품으면 땅밑에서도 볼 수 있어. 서울에 있는 이웃도 느낄 테고.” 하고 속삭이고서 〈글벗서점〉에 들러 책을 잔뜩 장만한다. 이윽고 한낮에 버스를 타는데 고흥엔 별이 돋는 저녁에 닿는다. 비로소 오늘 첫끼를 느긋이 누린다. 《감자 아이》를 되읽는다. ‘감자’란 모습으로 오늘날 어른아이를 나란히 빗댄 줄거리일 텐데, ‘씨감자(싹감자)’이면서 다른 씨감자를 닦달하는 모습은 누구를 닮았다고 할 만할까? 똑같이 넓게 닦은 밭뙈기에, 똑같은 크기와 모습을 가려서 ‘좋거나 나쁘다’로 가르는 몸짓은 누구랑 같다고 할 만할까? ‘좋다 나쁘다 = 옳다 그리다 = 맞다 틀리다’로 잇닿는다. 사람들은 ‘다름(다양성)’을 말하면서도 정작 ‘다른 소리’를 된통 닫아건다. 온갖 새소리가 없다면 이 별은 죽음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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