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2.2.

숨은책 619


《文章作法, 受驗作文의 範例》

 김이석 글

 수험사

 1959.6.25.첫/1963.2.15.3벌



  저도 ‘글쓰기를 다룬 책’을 썼습니다. “글을 쓰려면 누구한테서도 배울 생각을 치우고, 스스로 제 마음을 사랑하고 이 삶을 고스란히 그리되, 맞춤길·띄어쓰기를 다 잊고, 어린날 듣고 익힌 가장 수수하고 쉬운 말씨로 옮기라”고 밝혔어요. ‘배운다 = 똑같이 받아들인다’가 아닌, ‘배운다 = 내 나름대로 받아들인다’입니다. 1959년에 처음 나온 《文章作法, 受驗作文의 範例》는 ‘공무원 되기·큰일터 일꾼 되기에 이바지할 글쓰기’를 다룹니다. 어쩜 저때에도 이런 책이 다 나왔고, 꽤 읽혔나 싶으나, 그만큼 우리나라는 뒤처졌다는 뜻입니다. ‘문장작법 수험서’는 온통 ‘나를 잊고 틀에 맞추라’는 줄거리입니다. 지난날에는 누구나 사투리를 썼는데, 사투리를 버리고 서울말을 써야 한다고 다그칩니다. 묵은책을 덮으려다가 끝자락에 남은 “於 莞島書店 西紀一九六四年 十月 二十二日 鄭信吉 主”란 글씨를 봅니다. ‘於·主’는 우리말씨 아닌 한문입니다. 그런데 이 배움책(참고서)은 〈완도서점〉에서 팔렸군요. 완도에서 나고자라 벼슬꾼(공무원)을 꿈꾼 분이 읽었지 싶습니다. 어릴 적에 우리 어머니나 이웃 아주머니는 한자·한문을 몰라 동사무소에서 늘 애먹었습니다. 이제는 한글을 쓴다지만 공문서는 아직 딱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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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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