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꽃
나는 말꽃이다 70 노래꽃
빗물 머금은 꽃은 언제나 아름다워요. 새벽에 부추꽃을 톡 따서 살살 씹으면 부추내음에 이슬내음하고 비내음이 어우러지면서 알싸하게 스며듭니다. 어른이 쓰는 ‘시(詩)’는 ‘노래’요, 어린이랑 어른이 쓰는 ‘동시(童詩)’는 ‘노래꽃’이라고 느껴요. 여느 글이라면 삶을 그리듯 ‘삶글쓰기’이면 되고, 어른으로서는 삶을 사랑하듯 ‘삶노래쓰기’이면 되고, 어린이랑 어른은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삶노래꽃쓰기’이면 된다고 느껴요. 글쓰기가 어렵다면 억지가 끼어든 셈이지 싶습니다. 노래쓰기·노래꽃쓰기가 힘들다면 어거지를 부린 셈이지 싶습니다. 흘러나오는 숨결대로 쓰고, 바라보는 눈빛대로 쓰고, 마주하는 사랑대로 쓰고, 스스로 짓는 살림대로 쓰고, 오늘을 누리는 삶대로 쓰고, 서로 만나는 이웃이랑 동무 마음을 고스란히 쓰고, 해바람비를 푸르게 옮기고, 숲을 싱그러이 노래하면, 이 푸른별에서 즐겁게 나눌 노래가 태어나고 노래꽃이 피어납니다. 겉모습이나 옷차림을 꾸미는 삶이라면 글도 겉치레로 흘러요. 마음빛이며 사랑길을 살피는 오늘이라면 글도 속으로 알차면서 저절로 빛나요. ‘남이 아닌 나를 바라보며 그리는 꿈을 씨앗으로 심기에 문득 깨어나는 글’입니다. 글꽃, 노래꽃, 살림꽃, 사랑꽃으로 함께 가 봐요.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