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1.9.

오늘말. 된바람


가시밭길을 걷기에 다쳐서 고름이 흐를 때가 있다면, 모진길에 들어서며 시달리다가 멍이 들어 아프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싯길을 가싯길이 아닌 그저 삶길로 여긴다면 딱히 힘들지 않습니다. 나아갈 길이라는 눈빛이라면 죽을 뻔한 일도 아슬아슬할 일도 없더군요. 눈앞에 된서리가 내리고 온통 가시밭이라는 생각을 마음이 담기에 자꾸 바람서리가 찾아들면서 지긋지긋한 일이 불거지는구나 싶어요. 된바람을 지겨이 느껴도 안 나빠요. 된추위에 질려도 나쁘지 않아요. 가을에 이은 겨울이요, 이 겨울 다음은 봄인 줄 안다면, 모진판이 꼴보기싫다는 생각이 사그라들어요. 아찔하고 애먹이는 길이라 넌덜머리를 내기도 하겠지요. 이때에 눈을 가만히 감고서 다시 떠 봐요. 이골이 나도록 힘겨운 길은 겉모습이지 않나요? 신물이 나도록 벅찬 길은 허울이지 않아요? 부딪쳐서 멍울이 들면 부풀 테지요. 곪아서 터지면 아프기도 해요. 아픈 채 바로 달려들어도 되지만, 아프기에 쉬거나 돌아가도 돼요. 앞으로만 가기보다는 뒤로도 가고 옆으로도 가요. 앞만 바라보기보다 땅바닥에 가득한 들꽃을 보고 하늘을 덮은 별빛을 함께 봐요. 하찮은 빛은 하나도 없어요.


ㅅㄴㄹ


가시밭·가시밭길·가시밭판·가싯길·된바람·된서리·된추위·바람서리·비바람·모진길·모진판·어렵다·힘겹다·힘들다·죽는 줄 알다·죽을 뻔하다·아슬아슬·아찔하다·애먹다 ← 만고풍상, 고생의 연속, 고난의 길, 고난의 행군


싫다·신물·지겹다·지긋지긋·지지리·질리다·진저리·졸리다·꺼리다·보기싫다·꼴보기싫다·넌더리·넌덜머리·밉다·이골·멀미·물리다·몸서리·하품·보잘것없다·하찮다·좀스럽다 ← 염증(厭症)


고름·고름덩이·곪다·멍·멍울·붓다·부풀다·부어오르다 ← 염증(炎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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