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할망 제주에 오다
이승원 지음 / 한림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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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2.

그림책시렁 842


영등할망 제주에 오다

이승원

한림출판사

2021.11.5.



바다나 바람을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살피면, 하나같이 순이 모습이나 마음결로 그립니다. 바다나 바람을 돌이 모습이나 마음빛으로 담는 일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너그러이 온누리를 북돋우거나 어루만지는 숨결은 으레 순이로 바라보곤 합니다. 어릴 적부터 이런 틀을 볼 적마다 또래 순이는 빙그레 웃음짓고, 또래 돌이는 우거지낯입니다. 그런데 누가 바다나 바람이든, 누가 해나 별이든, 누가 땅이나 하늘이든, 누가 풀이나 꽃이든, 하나도 안 대수롭습니다. 속으로 품는 빛살을 보고 느끼고 받아드려서 가꾸면 될 노릇입니다. 《영등할망 제주에 오다》는 제주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오늘날 제주를 두루 다닌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영등할망’인데 ‘할망 아닌 아씨’를 바람으로 그려서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할망’인걸요. 오늘 새롭게 그림책으로 담는다면 ‘영등아씨’로 슬쩍 바꾸어도 재미있겠지요. 응어리도 생채기도 푸는 밝은 씨앗을 심도록, 새롭고 즐겁게 어우러지면서 걷는 자리마다 풀싹이 돋도록, 틀(관념)을 부드러이 깨고서 어깨동무하기를 바라요. ‘인문사회 지식’ 그림책이 아닌 ‘이야기’ 그림책으로 가면 한결 나았으리라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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