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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난민 - 제10회 권정생문학상 수상작 ㅣ 창비청소년문학 83
표명희 지음 / 창비 / 2018년 3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 2021.12.29.
읽었습니다 81
윗자리에 있는 이들이 붙이는 이름인 ‘난·란(難·亂)’입니다. 어느 한자를 붙이든 임금·벼슬자리에서 쓸 뿐입니다. 스스로 흙하고 동떨어진 채 풀꽃나무를 모르는 삶을 누리기에 임금·벼슬자리요, 글바치가 이들 곁에 붙습니다. 나라가 서지 않던 때에는 임금도 벼슬도 없으니 ‘어려울’ 일도 ‘어지러울’ 까닭도 없습니다. 이 밑동을 파지 않으면 ‘난민’이란 이름을 붙이는 발자취·오늘에 흐르는 속내가 아닌 겉모습을 훑다가 그칩니다. 《어느 날 난민》은 ‘난민’을 글감으로 삼되 ‘작은이(소수자)’라 일컫는 여러 갈래를 꾸러미로 보여주려 합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다루려 하면서 악에 받치고 그저 수렁에 잠기는 줄거리를 엮는구나 싶습니다. 나라(정부·국가)는 왜 있어야 할까요? 우리 이웃은 왜 터전을 잃거나 앗길까요? 영종섬은 소금밭이자 갯벌이자 바다이자 아늑한 시골이었습니다. 그곳은 잿빛집도 하늘나루도 아닌 이웃이 조촐히 삶을 짓던 마을이었습니다.
《어느 날 난민》(표명희 글, 창비, 2018.3.16.)
ㅅㄴㄹ
청소년소설이란 이름으로
굳이 연속극 같은 글을 펴야 할는지
모르겠다.
'난민'이나 '소수자'라고 하면
무턱대고 밑바닥을 나뒹구는 그림으로
수렁살이만 그려야 한다고 여겨 버릇하는
이런 틀이
참말로 '난민'하고 '소수자'한테
이바지하는 글일까?
난민을 취재하는 눈빛으로 쓰는 글은
난민 이야기가 아닌
구경꾼 눈길일 뿐이다.
스스로 난민은 아니라는 눈길로 썼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