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곁말 25 눈엣가시



  어린 날부터 아이를 낳아 돌보는 오늘에 이르도록, 저는 스스로 보고 느끼고 생각하여 알아낸 대로 말합니다. 안 보거나 못 본 모습은 말하지 않고, 안 느끼거나 못 느낀 대목도 말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거짓말은 도무지 안 하며 살아요. 누구를 속인다는 생각도, 속여야 할 까닭도 못 느껴요. “에그, 그럴 때는 모르는 척해야지.” 하는 핀잔을, “좀 숨기면 안 돼?” 하는 짜증을 으레 들어요. 바른말을 하며 착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 어떻게 모르는 척하거나 숨길까요. ‘바른말’을 어렵게 바꾸면 ‘정론직필·내부고발’입니다. 우리 삶터는 바른말을 매우 꺼려 ‘눈엣가시’로 삼더군요. 온통 꾸밈말에 감춤말에 속임말이 판치지 싶습니다. 바르거나 곧거나 참하거나 착한 말을 싫어하니 저절로 눈가림말이 넘칠 테지요. 아이들도, 저랑 마주하는 이웃님도, 적어도 우리부터 참말이랑 착한말을 하면서 즐겁게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참말을 눈엣가시로 여긴다면 “달콤한 딸기이기에 서둘러 먹으면 배앓이하기 쉬우니 가시가 있어요.” 하고 속삭입니다. 착한말을 자꾸 손사래치면 “고운 꽃찔레(장미)에 가시가 잔뜩이랍니다. 아름다운 꽃빛을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눈코귀로 가만히 느끼라는 뜻이에요.” 하고 들려줍니다.


눈엣가시 (눈 + 에 + ㅅ + 가시) : 눈에 박히거나 찔리는 가시. 눈에 가시가 박히거나 찔릴 때처럼 싫거나 밉거나 꺼리거나 치우고 싶은 일·사람·자리·때. 마주하거나 보거나 듣거나 겪거나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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