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3.
《돼지 학교에 간 늑대》
마리오 라모스 글·그림/채지민 옮김, 거인, 2011.8.30.
수원에 있는 마을책집 〈책 먹는 돼지〉를 만난 뒤로 ‘돼지’ 책을 눈여겨본다. 그곳 지기님은 우리말로 나온 ‘돼지’ 책은 아마 다 아실 테지. 《돼지 학교에 간 늑대》는 꽤 오래 시큰둥히 지나쳤으나, 어느 날 문득 “아, 그래, 수원 돼지지기님은 이 책을 읽으셨을까? 아마 알 테지? 어디, 나도 읽어 볼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에 두었다. 그림으로 보이는 돼지 모습은 새롭지 않으나 ‘돼지·늑대’로 빗댄 아이들 모습은 오늘날 우리 민낯하고 닮았다. 이 어린이책은 ‘돼지 모습을 한 막놈(가해자)’이 ‘늑대 몸인 여린이(피해자)’하고 어떻게 얽히는가를 짚는다. 찬찬히 읽고서 우리 터전을 돌아볼 노릇이다. 겉모습이나 이름만으로 섣불리 생각하지 않을 노릇이라고 잘 밝히는 책이다.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적에 아름답게 자랄까? 아이들은 어떤 어버이 곁에서 사랑을 배울까? 배움터(학교)가 배움터다우려면 마침종이(졸업장)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솜씨종이(자격증)도 부질없다. 착하지 않은 모든 사람은 벼슬자리나 글바치(작가·편집자·기자) 자리에서 나갈 노릇이다. 얄궂은 이는 논밭일을 해야 한다. 논밭에서 여러 해를 살며 풀꽃나무를 벗삼아야 삶눈을 바꾼다. 들빛하고 숲빛을 잊다가 잃기에 막짓을 하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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