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10.


《제줏말 작은사전》

 김학준 글, 제라헌, 2021.6.28.



그동안 헌책집을 찍은 빛그림(사진)을 추스르자면 여러 달이 걸리리라 본다만, 다음달이 빛잔치(사진전시회)를 꾸릴 수 있도록 바지런히 살핀다. 몽땅 살필 틈은 없고, 추려서 본다. 오른어깨는 새롭게 결리네. 슬슬 나을 즈음 이레 남짓 서울마실을 하고 돌아왔기 때문일까. 아이들한테 깍두기 썰기하고 버무리기를 맡긴다. 아이들이 손수 썰고 버무리면서 한결 즐겁게 밥살림을 맞이한다고 느낀다. 어버이 손맛을 보여도 좋을 테지만, 아이가 스스로 손맛을 살피고 차리는 길을 넌지시 이끌어야지 싶다. 열 살을 넘은 나이라면 밥뿐 아니라 쓸고 닦고 치우는 살림에, 옷을 건사하는 일까지 손맛을 찾을 노릇이라고 본다. 《제줏말 작은사전》을 읽었다. ‘제주말’을 그러모은 대목은 반가우면서, 뜻풀이를 제주스럽게 달지 못한 대목이 더없이 아쉽다. ‘낱말을 모으는 꾸러미’는 그리 안 어렵다. ‘낱말을 모은 꾸러미’가 요새 꽤 나온다. 다만 낱말을 모으되 ‘왜 모으는가?’ 하는 생각을 밝히면서 ‘낱말풀이를 스스로 짓는 살림을 살펴 새롭게 이야기로 여미는 꾸러미’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풀이를 하지 않는다면 모은들 덧없다. 덜 모으더라도 풀이를 제대로(제 삶결대로) 할 노릇인데. 다들 너무 서두른다. 서두르면 설익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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