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11.10.
오늘말. 후지다
갇힌 마음에서 나오는 말은 어쩐지 구리터분합니다. 닫힌 생각에서는 낡거나 추레하구나 싶은 말이 흐르지 싶습니다. 스스로 막지 않는다면, 스스로 환히 틔운다면, 이때에 비로소 예스러우면서 멋스러운 말이 피어나고, 새로우면서 빛나는 말이 자라나지 싶어요. 우리가 펴는 모든 말은 씨앗입니다. 묵은 말을 한다면 해묵은 씨앗을 심는 셈이고, 밝게 말한다면 밝은 씨앗을 심는 삶입니다. 때로는 불씨가 되는 말을 하겠지요. 말 한 마디가 디딤돌이 되어 고인물을 걷어내면서 낡은버릇을 씻습니다. 말 한 마디가 다릿돌이 되지 않는다면 후지거나 삭거나 허접한 버릇이 자꾸 튀어나오지 싶어요. 밑뿌리를 어떻게 다스릴 적에 아름다울까요? 바탕을 어떻게 다질 적에 즐거울까요? 빛없는 말은 씨앗도 밑틀도 발판도 되기 어렵구나 싶어요. 판박이처럼 말할 적에는 징검돌도 다리도 아닌, 싸우는 빌미가 되면서 스스로 고단하지 싶습니다. 이 말을 하기에 뒤처지거나 앞서가지 않아요. 손때가 묻은 말을 가꾸는 사람은 허름하거나 한물가지 않아요. 먼먼 옛날부터 쓰던 말 한 마디에 스민 숨결을 읽기에 이 하루를 살찌우는 밑싹이 된다고 느낍니다.
ㅅㄴㄹ
다리·다릿돌·징검다리·징검돌·까닭·탓·발판·빌미·밑싹·밑뿌리·밑거름·밑틀·밑·바탕·디딤돌·디딤판·불씨·씨앗 ← 기폭제, 촉매, 발단
갇히다·막히다·닫히다·고리다·고린내·고린짓·고리타분하다·구리다·구린내·구린짓·구리터분하다·구닥다리·고이다·고인물·손때·추레하다·해지다·낡다·낡아빠지다·닳다·삭다·묵다·케케묵다·해묵다·낡은것·낡은길·낡은버릇·낡은넋·낡은생각·낡은물·낡은틀·뒤떨어지다·뒤처지다·한물가다·허름하다·허접하다·오래되다·예스럽다·옛날스럽다·예전·옛날·옛길·옛틀·빛없다·빛깔없다·빤하다·뻔하다·후지다·후줄근하다·지키다·틀박이·판박이 ← 고답적(高踏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