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곁노래 2021.11.6.

곁말 16 책읽기



  나라(정부·국립국어원)에서 펴낸 낱말책은 “독서(讀書) : 책을 읽음”으로 풀이합니다. 아주 틀리지는 않다고 할 뜻풀이입니다만, 영 엉성합니다. 더구나 우리말 ‘책읽기’는 올림말로 안 삼아요. ‘책 읽기’처럼 띄라고 합니다. 왜 아직도 우리말 ‘책읽기’를 낱말책에 안 올릴까요? ‘독 서’처럼 띄어쓰기를 안 하는데, ‘책 읽기’처럼 띄어야 할까요? ‘마음읽기·숲읽기·삶읽기·글읽기·그림읽기·바로읽기·오늘읽기·날씨읽기’처럼 ‘-읽기’를 뒷가지로 삼아 새말을 차근차근 지을 만합니다. 삶은 새롭게 뻗고, 생각은 새삼스레 자라고, 삶터는 새록새록 넓게 자랍니다. 이러한 길이나 물결을 돌아본다면 바야흐로 ‘읽기’를 슬기롭게 할 노릇이요, 우리 나름대로 ‘새로읽기’를 의젓이 할 줄 알아야지 싶어요. 마음닦기를 하는 이웃님이라면 마음읽기를 하다가 마음쓰기를 할 만합니다. 어린이 곁에서 함께 글쓰기도 글읽기도 하다가, 하루쓰기랑 하루읽기도 할 만해요. 조금 어려울는지 모르나 ‘사회읽기·문화읽기·정치읽기·경제읽기’도 할 만하지요. 가볍게 읽다가 깊이 읽습니다. 가만히 읽다가 곰곰이 읽습니다. 살며시 읽다가 살펴서 읽습니다. 그리면서 읽고, 노래하다가 읽고, 포근히 쉬다가 읽습니다.


책읽기 : 책을 읽음. 책에 흐르는 이야기나 줄거리나 뜻을 헤아려서 아는 일. 책을 펴서 이야기나 줄거리나 뜻을 제 것으로 받아들이거나 마음으로 맞아들이거나 배우는 일. 책이라는 꾸러미에 담은 삶·살림·숲·사람·사랑 같은 이야기를 새롭게 바라보면서 맞이하려는 일. 스스로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며 숲을 품고 사람으로서 노래하고 사랑이라는 길을 연 사람들이, 이웃·동무하고 나누려고 여민 꾸러미인 책을 곁에 두면서, 어제부터 오늘로 이은 길을 짚고, 오늘부터 모레로 나아갈 길을 그리도록 스스로 생각을 북돋우려는 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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