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곁노래 2021.11.6.
곁말 14 길손집
놀이란 늘 사뿐사뿐 즐기는 노래이지 싶습니다. 놀면서 우는 사람은 없어요. 놀면서 다들 웃어요. 놀이란 마음에 즐거이 웃는 기운을 맞아들이려고 새롭게 펴는 몸짓이라고 할 만합니다. 오늘도 웃는다면, 오늘도 노래하면서 즐거이 놀았다는 뜻이로구나 싶어요. 언제나 집에 머물며 하루를 그려서 짓고 가꾸고 누리다가, 곧잘 이 집을 떠나서 이웃이나 동무한테 찾아갑니다. 이웃하고 동무가 살아가는 마을은 바람이 어떻게 흐르고 풀꽃나무가 어떻게 춤추는가 하고 생각하면서, 하늘을 보며 걷습니다. 철마다 새롭게 빛나는 숨결을 아름다이 느끼면서 나들이를 합니다. 집을 나와 돌아다니기에 “우리 집”이 아닌 “다른 집”으로 찾아들어 하룻밤을 묵지요. 이때에 이웃이나 동무는 저한테 “숙소는 정하셨나요?” 하고 물으시는데, “잘곳은 그때그때 찾아요.” 하고 말합니다. 둘레에서 쓰는 말씨를 들으면서 제 나름대로 가다듬을 말을 짓습니다. ‘숙소’ 같은 한자말은 어린이가 못 알아들어서 ‘잘곳’처럼 투박하게 말을 엮어요. 이웃나라는 ‘게스트 + 하우스’처럼 재미나게 새말을 여며요. 우리는 ‘길손 + 집’이나 ‘나그네 + 집’처럼 이름을 지으면 어떨까 싶어, 아이한테 “우리는 오늘 길손이야. 길손집에 가자.” 하고 말합니다.
길손집 (길 + 손 + 집) : 길손이 깃드는 집. 집을 떠나서 돌아다니는 길에 하룻밤 있으면서 누리는 집. 한자말 ‘여관·숙소’나 영어 ‘호텔·게스트하우스’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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