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58 ‘우리가’와 ‘우리만’
우리말꽃에는 우리말을 담습니다. 바깥말(외국말)을 굳이 담을 까닭이 없습니다. 영어 낱말책이라면 영어를 담고, 일본 낱말책이라면 일본말을 담아요. 여기에서 ‘우리말’은 “우리‘가’ 쓰는 말”입니다. “우리‘만’ 쓰는 말”이 아닙니다. 어떤 토씨를 붙이는가 하고 읽을 노릇입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말이라면 ‘텃말(고유어)’인데, ‘우리말꽃(국어사전)’을 ‘텃말꽃(고유어사전)’이라 하지 않아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에서 쓰는 말을 두루 다루기에 우리말꽃(우리 낱말책)입니다. 우리말꽃은 “모든 바깥말을 우리말로 바꾸는 길”을 들려주지 않습니다. “모든 삶·살림·사랑을 우리말로 그리는 길”을 들려줍니다. “바깥말을 우리말로 바꾸는 길”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고 살림하고 사랑하는 길을 우리 나름대로 생각해서 새롭게 말을 살피고 짓고 엮고 나누고 즐기는 길”을 밝히지요. 말꽃은 모름지기 길찾기라고 하겠습니다. “길을 못박는 책”이라면 틀(법·규정·규범·규칙)이지요. 틀은 맞춤길(맞춤법)이나 띄어쓰기입니다. 말꽃은 틀이 아니라 ‘길’이기에, 고장·사람·때·곳·삶·살림·사랑마다 다 다르게 어떤 낱말을 살피거나 가려서 생각을 마음껏 펴면서 즐겁고 아름다운가를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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