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11.2.

오늘말. 얘깃감


얘깃거리는 어디에나 있어요. 먼먼 곳에만 얘깃감이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몸을 두는 자리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이야기예요. 때로는 먼길을 나서면서 이야깃거리를 찾을 텐데, 우리가 가만히 깃들면서 누리는 하루야말로 신나는 이야깃감이지 싶습니다. 언제나 삶이 밑바탕이 되어 피어나는 이야기예요. 살림자리를 뼈대로 삼고, 살림길을 밑판으로 두며, 살림꽃으로 나아가는 오늘이야말로 즐거이 밑천입니다. 남이 쓴 이야기를 읽어도 좋습니다만, 손수 지은 하루를 밑절미로 삼아서 새롭게 이야기를 쓰면 한결 신난다고 느껴요. 글은 삶길을 그대로 옮기면서 수수하고 빛나요. 이웃한테 글월을 띄우고 아이들이 읽을 글자락을 어버이로서 살아가는 눈망울을 밝혀서 써 봐요. 늘 만나는 별빛을 쓰고, 주머니에 살짝 넣은 조약돌을 쓰고, 동무랑 입을 맞추어 부른 노래를 써요. 차근차근 밑글부터 쓰지요. 귓등에 들꽃 한 송이를 꽂고서 활짝 웃어요. 풀님이 계신 들판을 걷다가, 새님이 날갯짓하고서 고요히 지내는 숲으로 찾아들어 별밤을 묵어요. 머무는 곳마다 새록새록 즐겁습니다. 발길이 닿는 곳에서 춤추고, 손길이 마주하는 자리에서 꿈을 그립니다.


ㅅㄴㄹ


계시다·깃들다·머물다·묵다·몸을 두다·살다·살아가다·있다·지내다 ← 거하다(居-)


넣다·꽂다·꽂아넣다·맞추다·만나다 ← 도킹(docking)


글·글월·글자락·밑·밑동·밑감·밑거리·밑거름·밑바탕·밑밥·밑절미·밑짜임·밑틀·밑판·밑천·밑글·바닥글·바탕글·바탕·바탕길·바탕틀·바탕짜임·바탕판·받치다·받침·받침판·받쳐주다·받이·뼈대·얘기·이야기·얘깃감·얘깃거리·이야깃감·이야깃거리 ← 데이터(data), 자료,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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