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10.24.

오늘말. 놀이글


누가 삶이란 무엇이냐고 물으면 으레 “삶이란 노래” 하고 말합니다. 첫마디는 늘 ‘노래’예요. 글을 쓰고 싶다면 노래하듯 쓰고, 어느덧 놀이하듯 쓰며, 서로 웃고 익살을 부리다가, 가만히 눈물글이나 슬픔글도 옮기고, 이내 깊이 묻어둔 삶자취를 끄집어내기도 하는, 언제나 노래이지 싶습니다. 모든 노래는 웃음눈물을 포근히 안습니다. 눈물타령만 있지 않아요. 기쁨만 담아야 하지 않아요. 툭하면 힘든 나날이라고 털어놓아도 좋습니다. 곪아서 도무지 안 낫는다고, 벅찬 삶이라고 말해도 됩니다. 끔찍하니까 끔찍하다고 말하되, 모든 모질며 까다롭고 오래앓은 이야기를 토닥토닥 사랑으로 보듬는 길로 천천히 나아가면 넉넉하다고 느껴요. 눈에 익은 길로 가도 좋고, 낯선 길로 천천히 들어서면서 문득 철들어도 좋습니다. 일찌감치 일될 수 있으나, 느즈막이 올될 수 있어요. 어른스럽지 못하다면 아이스럽게 노래합니다. 어른답지 못하다고 타박이라면 아이답게 놀이하고 노래하면서 마음껏 웃어요. 몸뚱이가 자라야만 무르익지 않습니다. 마음이 크기에 무르익어요. 우리 손으로 지을 적에는 모두 글꽃입니다. 글꾼이 아니어도 꽃글이요 말꽃인 삶글입니다.


글·글장난·글놀이·놀이글·장난글·글꽃·말꽃·재미글·웃음글·익살글 ← 낙서(落書)


깊다·끔찍하다·오래앓다·지나치다·모질다·세다·곪다·곯다·안 낫다·어쩔 길 없다·어렵다·힘들다·버겁다·벅차다·까다롭다·뿌리내리다·뿌리박다·더없이·더할 나위 없이·일쑤·으레·자꾸·족족·타령·툭하면·흔히 ← 중증(重症)


찍다·새기다·담다·밀다·박다 ← 인쇄


익다·익숙하다·무르익다·크다·자라다·철들다·깊다·깊숙하다·일되다·올되다·어른·어른스럽다 ← 성숙(成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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