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곁노래 2021.10.11.

곁말 1 온눈



  하루에 한 낱말씩 바꾸기도 안 나쁘지만, “늘 어린이 곁에서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눈빛”으로 즐겁게 살림수다·숲수다를 편다는 마음이 되어, 생각이 꿈을 사랑으로 펴는 길로 차근차근 나아가면 넉넉해요. 한글은 대단하지 않아요. 우리가 스스로 즐겁고 푸르게 지어서 노래하고 춤추며 함께 일하고 노는 수수한 하루를 그리는 말이면 저마다 다른 사투리처럼 다 다르게 빛나지 싶어요. 좋거나 바른 낱말을 안 찾아도 됩니다.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내는 말씨(말씨앗)를 헤아려서 찾고, 스스로 꿈꾸는 마음을 펼치는 글씨(글씨앗)를 신바람으로 살펴서 품으면, 우리말(우리가 쓰는 말)은 늘 별빛으로 흘러서 포근하더군요. 마음씨(마음씨앗)를 돌보면서 가꾸는 밑자락이 될 낱말 하나이기에, 오늘 하루를 “노래하는 놀이”로 누리면 아침노을 같은 말이 태어나고 저녁노을 같은 말이 피어나다가 바다물결 같은 말이 싱그러이 자란다고 느껴요. 우리는 누구나 하늘빛을 품은 아기로 이 별에 칮아와서 큰 사람이니, 문득 ‘온눈’으로 무지개를 그리는 사이에, 생각을 틔우고 눈귀를 열면서 초롱초롱 몸짓으로 하하호호 이야기 짓는 숨결로 어우러질 테지요. 가을빛이 깊어 가는 새벽입니다. 풀벌레는 풀밭에서 부드러이 노래를 들려줍니다.


온눈(온 + 눈) : 온누리를 오롯이 바라보고 받아들일 줄 아는 눈. 트인 눈. 열어 놓은 눈. 이른바 ‘개안(開眼)’이나 ‘제3의 눈’이라 할 만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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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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