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22.
《안나는 고래래요》
다비트 칼리 글·소냐 보가예바 그림/최유진 옮김, 썬더키즈, 2020.7.1.
시끄럽던 어젯밤이 지나간다. 끔찍했다. 한가위라는 핑계로 한밤까지 거나한 채 떠드는 이들. 저녁에 면소재지 가게에 들렀더니 가게지기 할머니가 “요즘에 이웃을 생각하는 사람을 볼 수가 없어요.” 하면서 혀를 끌끌 찬다. 그나마 우리 집은 얌전한(?) 셈이란다. 시골에서도 마을이 아닌 면소재지라면 밤새 더욱 시끄럽겠구나. 오늘은 피아노를 옮기고, 책칸을 옮기고, 책자리(책상)를 등짐으로 데려온다. 밤자전거를 타며 별빛을 가늠했다. 《안나는 고래래요》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이라 할 만할까. 적잖은 분들은 이 그림책을 ‘가르침(교훈)’으로 다가서려 할 듯싶은데, ‘오늘날 어린이가 맞닥뜨리는 삶’으로 헤아리면 사뭇 다르다. 잘 보자. 우리나라 그림책도 이웃나라 그림책도 ‘골목놀이·마을놀이’를 하는 어린이가 아예 안 나오다시피 한다. 골목이며 마을에서 노는 아이들은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일이 아예 없다고 할 만하다. 이른바 ‘깍두기’를 돌보는 손길이 있다. 굳이 어디에 끼지 않더라도 어디에나 드나들도록 열어 놓는다. 요즈막 나라흐름을 보자. 사람들이 홀가분히 목소리를 내거나 만나는가?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뜻을 펴며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가? 외곬로 치달으며 싸우도록 부치기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