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9.14.
숨은책 555
《通俗 漢醫學原論》
조헌영
을유문화사
1949.11.25.첫/1953.5.30.둘
서울서 살며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자료조사부장으로 일할 적에 윤구병 님은 저한테 찾아 달라는 책이 수두룩했습니다. “종규야, 그 책 좀 찾아 주라.” “네, 얼마든지 찾아 드리지요.” 짧으면 사흘이나 이레, 길면 보름이나 한 달 즈음 뒤에 척하니 건넵니다. “어떻게 찾았니? 난 수십 년 동안 찾아도 못 봤는데.” “먼저 그 책이 어느 책집지기님 눈에 들어오려나 어림하고, 둘째로는 돈이 있으면 돼요.” “신기하네.” “못 찾을 책이란 없어요. 안 찾는 책만 있어요. 날마다 다 다른 헌책집을 꾸준하게 찾아가서 ‘그 책’보다 ‘읽고 싶은 새 헌책’을 들여다보면 비로소 만나요.” “그러냐?” “찾으려는 책만 생각하면 아예 안 보여요. 찾으려는 책은 마음에 묻고서, 아직 내가 모르는 책을 하나씩 다 챙겨서 읽겠다고 생각하며 책시렁을 보면 문득 나타나요.” 조헌영(1900∼1988) 님은 아들 조지훈(1920∼1968) 님보다 오래 살았습니다. 책보다는 삶으로 빛나는 길을 걸었지 싶어요. 《通俗 漢醫學原論》은 윤구병 님한테 두 자락 찾아 주고, 저도 한 자락 갖췄습니다.
이 冊을 처음 出版한 것은 四二六七年(一九三四年)甲戌이요, 戰爭中애 絶版된 것도 발써 十年前 일이다. 自由로 出版할 수 있게 된지 이미 數年이며 변변ㅎ지 않은 이 冊을 찾는 이도 적지 않았으나, 이 方面에 分寸의 힘을 가를 수 없음이 遺憾일러니 今番에 乙酉文化社에서 誤字와 漏落된 것을 訂正하고 正確히 한글綴字法에 맞추어서 改版 重刊하게 된 것은 欣幸한 일이며 感謝하여 마지않는다. (序文 1∼2쪽)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