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9.14.

오늘말. 볼모


남이 시킨다고 해서 그대로 간다면 끌려가는 셈입니다. 스스로 무엇을 하고픈가 하고 그리지 않기에 끌려다닙니다. 사람값이 높아 볼모로 데려간다는데 누구를 붙잡아서 길미를 얻어내려고 한다면 딱하기 짝이 없습니다. 흐르는 물을 붙잡지 못하듯 사람을 억지로 잡을 수 없습니다. 몸뚱이는 사로잡는다지만 마음까지 얽매지 못해요. 우리 몸을 누가 옭매더라도 언제나 마음은 안 묶인 채 훨훨 날면서 온누리를 빛냅니다.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흐른 이야기, 이른바 옛이야기는 몸이 매이더라도 마음이 홀가분한 어버이나 어른이 아이들한테 슬기롭고 상냥하게 남긴 말이에요. 둘째도 버금도 아닌 오롯이 아름다운 길을 밝히는 옛말이지요. 남을 동여맬 수 없을 뿐 아니라, 남을 흉내내거나 베끼거나 훔칠 수 없다는 살림빛을 밝히니 옛말꽃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오래말꽃을 듣다 보면 하찮거나 보잘것없는 몸이나 삶이란 없습니다. 자, 우리는 오늘 어떤 이야기를 지을 만한가요? 스스로 볼꼴없다고 깎아내리나요? 남들 꽁무니만 뒤따라가나요? 이제는 뒤쫓기를 멈추고서 스스로 오래오래 사랑할 말꽃을 지을 때이지 싶어요. 너도 들꽃이고 나도 풀꽃입니다.


ㅅㄴㄹ


끌려가다·끌려다니다·볼모·잡다·붙잡다·붙잡히다·사로잡다·사로잡히다·옭다·옭매다·옭죄다·얽매다·동이다·동여매다·매다·매이다·묶이다 ← 포로, 전쟁포로


이야기·얘기·옛이야기·옛얘기·옛말·입말·오래말·오랜말·옛말꽃·옛날말꽃·오래말꽃·오랜말꽃 ← 구비문학, 구전문학, 구전설화, 전승문학


둘째·둘째가다·버금·버금가다·따라하다·따라지·따라가다·따라오다·뒤따르다·뒤따라가다·뒤따라오다·뒤쫓다·베끼다·흉내·훔치다·시늉·뒤·좇다·꽁무니·꽁지·꼬리·하찮다·보잘것없다·볼썽사납다·볼꼴없다 ← 아류(亞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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